경제·금융

소산과 재계 2,3세 인맥/이권개입·재벌 길들이기 ‘의혹’

◎경영연­30∼40대 해외유학파 중심,회원 100여명/YPO­세칭 “미니 전경련”… 창업주 장자들 많아/푸른회­30대 주축,젊은 오너들 “공부하는 클럽”김현철씨가 한보그룹의 코렉스공법도입과정 등에서 거액의 리베이트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그가 재벌 2, 3세경영인들의 모임인 경영연구회 등을 통해 각종 이권개입과 재벌길들이기에 깊이 간여했으리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재벌후세들의 모임에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정계는 물론 관계·언론계 등 사회 곳곳에 자기사람을 심어온 그의 행적으로 볼 때 재계의 2, 3세회장들과도 교류하면서 그들에게 사업상 각종 도움을 주었고 이들은 반대급부를 제공했으리라는 것이다. 그동안 재계에 나돌던 이런저런 소문들이 최근 김씨의 청문회개최방침과 검찰의 본격적인 수사를 계기로 수면위로 불거지면서 이같은 의혹이 점차 사실로 굳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재벌 2, 3세들의 모임으로는 ▲YPO(Young President Organization·회장 문대원 코리아제록스부회장) ▲경영연구회(회장 정몽윤 현대할부금융회장) ▲푸른회(회장 이종철 풍농부사장) ▲크림슨포럼(회장 조남호 한진건설사장)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가운데 지난 88년 30대 초반에서 40대초반의 미국 등으로 유학을 갔다 온 해외유학파 2세들이 주축으로 결성된 경영연구회는 한때 김씨와 깊은 관계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모임은 현재 1백여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YPO는 미니 전경련이라 불릴 만큼 주요그룹의 젊은 오너들이 회원으로 가입해 2세 모임으로는 가장 크다. YPO가 창업주의 장자들이 많은데 반해 경영연구회는 유학파 2,3세들이 주로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경영연구회는 YPO와는 달리 중소기업 2, 3세 경영인과 대학교수 등에도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 지난 88년 김호연 빙그레회장 등이 경기고 선후배들을 모아 30여명의 모임으로 출발했다. 활동이나 운영방식은 YPO처럼 월1회 호텔 등에서 모여 전문가를 초청하거나 주제발표자를 정해 세미나를 벌인다. 회원가입은 상호친분에 따라 자유롭게 이루어진다고 경영연구회측은 밝혔다. 푸른회는 30대가 주축으로 맨손으로 기업을 일군 창업세대에 비해 부족한 경험을 보완하기 위해 정기모임을 가질 때마다 각계전문가를 초청해 세미나를 갖는등 「젊은 오너들의 공부하는 클럽」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클럽은 공식적으론 회원간 친목을 도모하고 세미나 등을 통해 경영노하우를 습득 경영정보교류를 위해 출발한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의 미움을 사면 사업하기가 어려운 우리기업들의 현실을 감안할 때 과연 이 단체가 친목과 상호이해증진을 위해 구성됐다고 보는 시각은 그리 많지 않다. YPO의 멤버인 이웅렬 코오롱그룹회장이 문제가 되고 있는 「파라오」의 인수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다른 멤버들도 김씨와 같은 연결고리를 만들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이들 모임이 다 정경유착의 끈으로 활동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했던 김씨를 통해 권부와 줄을 댐으로써 만일에 대비한 방패막으로 활용하고 사업상 도움을 얻기 위한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푸른회가 지난 92년 대선을 앞두고 박찬종 신한국당고문, 조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김영삼 대통령의 경제 자문역할을 했던 차동세 KDI원장 등 유력인사들을 초청, 세미나를 연 것이 그 대표적인 케이스다. 일부 젊은 총수들이 클럽을 통해 알게된 권력층과의 친분을 이용해 사업확장과 기업인수에 적극 활용한 것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국회 등에서 제기되는 재벌2, 3세 클럽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른 것도 많다. 예컨대 임채정 의원이 국회에서 폭로한 김씨의 경영연구회 발족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씨는 공식멤버로는 가입돼 있지 않다는게 경영연구회측의 주장이다. 재벌 2, 3세들의 클럽은 친목도모 등 긍정적인 역할도 무시할 수 없지만 정·관·재·법조계 등 군력상층부의 거대한 유착커넥션을 형성해 왔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라는게 재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이의춘·백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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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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