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봄 지난 게 언젠데”, 벌써부터 ‘여름 소비’ 시작

가전제품 판매 늘며 전력난 위기 지적도

5월 서울 한낮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는 등 때이른 여름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일찌감치 여름나기를 준비하는 여름 소비층이 증가하고 있다. 업계들은 신제품 출시와 판촉행사 등을 통해 여름 대목을 놓치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최근 가전업계는 에어컨 물량 맞추기에 힘을 쏟고 있다. 이미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주요 에어컨 제조사의 4월 말 예약 판매 실적이 지난해의 3배를 넘어섰다. 에어컨 구매를 고민하던 소비층이 지난해 여름 무더위를 겪고 적극적인 구매에 나선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여름철 제습기 수요도 해마다 20~30%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는 올해 제습기시장 판매 규모가 전년보다 2배 이상 성장해 100만대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LG전자와 위닉스가 제습기 시장을 80% 가량 쥐고 있고, 삼성전자와 코웨이, 위니아만도 등도 최근 제습기 시장에 뛰어들었다.

LG전자 관계자는 “이른 무더위로 에어컨, 제습기 등의 여름 물품의 판매 실적이 지난해 보다 전체적으로 높은 추세”라며 “앞으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여 매출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방가전 업체들도 가정용 음료 제조기 판매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쿠진아트는 스무디 제조기 ‘쿡블랜더’를 선보였고, 돌체구스토는 시중 캡슐커피머신 중 유일하게 차가운 아이스 음료 추출이 가능한 ‘지니오’를 출시했다.

대형마트는 빙과류와 음료 등 판촉 행사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봄 계속된 꽃샘 추위로 주춤했던 제품들의 판매실적이 눈에 띄게 늘고 있는 것이다.

대형마트 한 관계자는 “최근 빙과류나 음료 등의 판매가 지난해와 비교해 10% 가량 증가하고 있고 냉면 등의 여름철 식품 판매량도 늘고 있어 그에 대비한 판촉행사에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행 업계는 전통적으로 비수기로 꼽혔던 6월 휴가객 증가를 눈 여겨 보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6월 제주 관광객 증가율이 성수기인 8월보다 앞선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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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항공사 수송실적 통계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2년 까지 3년 동안 6월 제주기점 연평균 국내선 여객증가율은 12%를 기록해 7월 9.3%, 8월 3.2% 보다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 6~8월 동안 각각 68만2,740명, 66만3,59명, 69만7,843명의 관광객이 제주를 찾은 것으로 집계 돼 업계에선 “6월과 성수기인 7~8월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해외여행 역시 8월보다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해외 여행 역시 6~8월 동안 해외로 출국한 내국인 숫자가 6월 지난 3년 동안 연평균 5.4%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7월은 3.3%, 8월은 3.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비수기로 여겨지던 6월에 무더위 등으로 이른 휴가를 즐기려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며 “또 6월 여행 상품들이 상대적으로 7, 8,월 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6월 휴가객들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평년보다 이른 여름 소비가 매년 반복되는 전력난을 가중 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전력난의 가장 큰 주범으로 꼽히는 에어컨 등의 가전제품 보급이 확대 되고 있어 전력수급에 비상등이 켜졌다.

21일 전력거래소가 제공한 여름철 전력 수요에 따르면 2010년 6.988만kW에서 2012년 7,429kW로 2년 동안 500만kW 가량 여름철 전력 수요가 증가했다. 전력거래소는 올해 여름철 전력 수요가 7,958kW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전력 수요가 해마다 늘고 있는데 반해 공급은 거의 제자리걸음을 보여 해마다 전력난이 반복되고 있다”며 “평균 에어컨이 가동되는 시기를 낮 최고기온이 25도로 보고 있는데 5월부터 일찌감치 그 수준을 넘겨 공기업과 대형마트들은 물론이고 가정에서도 절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김원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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