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머니포커스/증권교실] 현금흐름.자본효율 좋아야 '우량'

SK텔레콤이 유상증자를 실시키로하자 타이거펀드가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하는등 주주들의 반발이 거세다.외국인이 국내 기업경영에 간섭한다는 측면에서 이번 사건은 충격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국내 기업의 경영풍토와 관련지어 생각해보면 문제점이 없지 않다. 증자에 반대하는 주주들은 유상증자로 인해 기업가치가 희석된다고 주장한다. 쉽게 말해 주가가 떨어진다는 것. 반면 기업은 유상증자와 같은 자금조달 결정은 경영진의 고유권한이라고 맞서고 있다. 이같은 대립은 기업의 가치를 어떻게 판단하느냐와 관련이 있다. ◇기업가치의 판단 주식투자를 할 때 투자자들은 기업의 내재가치와 수익가치를 본다. 당장 이 기업이 흑자를 내지 못하더라도 미래에 높은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거나 드러나지 않은 자산이 많다면 내재가치가 높은 것이다. 또 경쟁사에 비해 높은 이익을 내거나 사업성이 좋은 새로운 사업을 벌인다면 수익가치가 높다고 할 수 있다. IMF체제이후 기업의 가치를 판단하는 새로운 기준으로 현금흐름과 자본효율성지표가 등장하면서 내재가치와 수익가치에 의한 전통적인 주식투자에 변화가 일고 있다. 기업의 현금흐름을 중시하는 투자자들은 주가수익비율(PER:PRICE EARNING RATIO)이나 배당수익률, 주가순자산비율(PBR: PRICE BOOK VALUE RATIO)과 같은 투자지표보다는 주가현금흐름비율(PCR: PRICE CASH FLOW RATIO), EV/EBITDA, 경제적부가가치(EVA: ECONOMIC VALUE ADDED)등을 중요시 한다. 현금흐름이라는 것은 기업이 경영활동을 하면서 실제로 현금창출 능력이 얼마나 되는지를 타나낸다. 예를들어 당기순이익이 100억원 났어도 외상(매출채권)이 500억원이라면 이 기업의 현금흐름은 엉망이라고 할 수 있다. 만약 매출채권중 100억원만 회수 하지 못하더라도 당기순이익 100억원을 순식간에 까먹기 때문이다. ◇투자 효율성 SK텔레콤 문제로 돌아가보자. 주주들이 유상증자에 반발하는 이유는 증자에 참여하는 것이 자신들의 이익에 보탬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의 98년말 자기자본이익률(ROE: RETURN ON EQUITY)은 10.9%, 97년에는 9.6%를 기록했다. ROE는 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지표다. 주주들이 모아준 자본금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했는지를 따지는 것이다. SK텔레톰은 97, 98년에는 시중 금리보다 훨씬 못한 ROE를 기록했다. 주주들의 자금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 상황에서 갑자기 유상증자를 한다고 하니 주주들이 반발하는 것은 당연하다. ROE는 대표적인 자본효율성 지표다. 기업이 경영을 하는데 단순히 순이익을 많이 냈다고 해서 좋은 것이 아니라 얼마나 효율적으로 자본을 활용했느냐를 따지는 것이다. ROE와 비슷한 개념으로 투자에 대한 이익률을 나타내는 투자자본이익률(ROI: RETURN ON INVESTMENT)과 자산에 대한 이익률을 나타내는 총자산이익률(ROA: RETURN ON ASSET)등이 있는데 모두 자본,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하느냐를 따지는 지표다. 투자유망한 종목은 자본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수익성이 높은 기업이다. SK텔레콤이 증자를 하면서 올해의 목표 ROE를 제시하고 주주들을 합리적으로 설득했다면 국내 최고의 황제주로서의 명성에 흠집이 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 정명수 기자 ILIGHT3@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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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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