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여의도 훔쳐보기] 국회 '사보임 정치' 당리당략 수단으로 악용?

의원 일시적으로 상임위 이동

추경 처리 정족수 용도로 이용

"전문성 강화" 긍정적 평가도

추가경정예산을 의결하는 것부터 국정원 감청 의혹을 조사하는 데까지 '사보임 정치'가 한몫하고 있다.

사보임은 사임과 보임의 줄임말로 국회의원들이 소속 국회 상임위원회나 상설특별위원회를 일시적으로 그만두고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을 말한다.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의결용 수단으로 남용될 수 있다는 비판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17일 국회에 따르면 2015년도 추가경정예산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사보임이 이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상임위 차원에서 추경을 처음 논의한 지난 10일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는 불출석한 농해수위 소속 의원을 사임시키고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을 보임시켰다.

지난 13일 보건복지위원회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에서도 예결소위 의원과 법안소위 의원을 맞교환해 법안소위 의원이 추경안을 심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법 48조에 따라 교섭단체에서 사보임 요청을 할 경우 국회의장의 결재를 받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단 질병 등 부득이한 사유로 제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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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실제 제도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의원들의 편의를 이유로 오남용이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상임위에서 추경안을 의결하는 과정에서처럼 의결정족수를 맞추는 수단으로 제도가 오용되고 있는 것이다.

사보임이 당리당략을 위한 수단으로 악용된 사례도 있다.

2011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여야는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의원을 강경한 공격수 의원들로 교체하는 데 사보임을 이용했다. 여당은 비준 동의안을 처리하기 위해, 야당은 비준 동의안 처리를 막기 위해서다.

그러나 사보임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바라봐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의원실의 한 관계자는 "그렇다고 사보임을 '꼼수'라고 무조건 비판할 수 없는 게 해당 분야를 더 잘 아는 의원이 사보임을 통해 일시적으로 상임위 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존 의원보다 더 전문성을 가진 의원이 활동할 수 있도록 허용함으로써 전체적인 논의가 풍부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국가정보원의 해킹 의혹이 제기되면서 복지위 소속인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을 정보위원회로 이동하자는 주장이 제기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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