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청문회] 김선홍씨 증인신문 `본말전도'

건국 이래 최대 국란인 「IMF 환란」의 실체를 밝히는 국회 경제청문회가 점차 정책청문회로서의 본연을 잃고 정치 청문회로 변질하고 있다.실제 기아그룹사태와 관련 김선홍전회장, 도재영전부회장 등 핵심 인사들을 출석시킨 28일 청문회에서 특위위원들은 기아그룹이 구 여권에 제공한 정치자금 내역을 밝히는데 초점을 맞췄다. 국민회의 정세균 의원은 『기아그룹이 5,6공 당시 민정계에 450억원, YS정권에서는 민주계에 600억원 등 1,000여억원의 정치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있다』며 『구체적인 사용내역을 밝혀라』고 추궁했다. 또 국민회의 이윤수 의원은 『이런 비자금중 과거 신한국당 金모의원 28억원, 또다른 金모의원 3억원, 徐모의원 7억원, 李모의원 17억원, 또다른 李모의원 6억원 등을 제공하지 않았느냐』라며 이른바 「김선홍 리스트」를 밝히라고 따졌다. 자민련 김칠환 의원은 『金전회장이 재경원 등의 사임 압력을 거부하고 일방적으로 화의를 신청했다』며 『이는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행동으로 정권과의 협조관계를 전제로 한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특위위원들은 이날 기아 비자금문제와 함께 「삼성음모설」을 밝히는데 주력했다. 국민회의 천정배 의원은 『삼성의 자동차 산업진출은 재벌의 무분별한 투자의 대표적 사례』라고 지적하면서 『삼성이 당시 상공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동차산업 진출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정치권과 청와대에 대한 광범위한 로비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국민회의 김영환 의원도 삼성이 기아자동차 인수를 위해 기아 부도 유도, 기존 경영진 퇴출, 정부를 통한 우호 경영진 구성, 포드와 합작을 통한 기아흡수 합병 등 4단계 계획을 수립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또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동생 회성씨가 삼성으로부터 60억원을 받은 사실은 이같은 의혹을 뒷받침한다』고 주장했다. 자민련 어준선 의원은 『삼성의 신수종사업계획보고서와 자동차산업 구조조정 보고서가 광범위하게 유포되면서 금융권이 기아 여신을 회수하게 됐고 결국 기아사태를 촉발시켰다』면서 『그 배후에는 삼성이 기아를 인수하려는 음모가 있었던것이 아닌가』라고 추궁했다. 이에대해 金전회장은 비자금 제공설에 대해 『아주 적은 돈, 즉 인사치례 정도만 주었을뿐 문제가 있을만한 금액이 아니다』며 부인했다. 金전회장은 그러나 삼성음모설과 관련, 『삼성 자동차진출과 강경식 전부총리와 관계가 있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의를 받고 『그렇게 생각했다』라고 대답했다. 【온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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