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수도권 2기 신도시는 지금] <5> 판교신도시

테크노밸리 등 호재 만발… 동판교, 중개업소마다 손님 북적<br>신분당선·혁신학교 힘입어 분양가 대비 2억~3억 차익<br>알파돔시티 조성 순항땐 추가상승 기대감 높아<br>복선전철 개통 지지부진… 서판교는 베드타운화 우려

2009년부터 3만여 가구가 공급된 판교신도시는 부동산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분양가 대비 2억~3억원의 시세 차익이 형성돼 있으며 향후 알파돔시티 사업 진행 여부에 따라 상승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판교신도시 전경. /사진제공=LH

판교신도시 동안교를 중심으로 엔씨소프트㈜의 연구개발(R&D)센터(왼편)와 안철수연구소(오른편)빌딩 뒤로 66만㎡의 판교테크노밸리가 펼쳐져 있다. / 서울경제DB


2009년 중반부터 3만여 가구가 입주한 판교신도시 일대는 상업지역을 제외하고는 모두 분양에 성공하면서 현재 분양가 대비 2억~3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이 형성돼 있다. 전용면적 85㎡의 일부 아파트는 부동산 침체기에도 매매가가 7억원 안팎으로 유지되면서 강남 못지않은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2010년 고점 대비 10%가량 매매가가 하락했지만 향후 판교테크노밸리 조성사업과 알파돔시티 사업 등이 진행되는 만큼 상승 기대감이 여전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울 강남역에서 신분당선을 타고 15분 만에 도착한 판교신도시. 역 오른쪽으로 펼쳐진 1만5,000여 가구의 동판교 아파트 단지는 주민들로 북적거렸고 전면에 펼쳐진 66만㎡의 판교테크노밸리는 오피스빌딩 50여개가 완공되면서 화려한 건물 외관으로 부동산 침체기에도 향후 상승 요인이 충분하다는 기대감을 들게 했다.


다만 역 주변으로 알파돔시티 사업부지를 알리는 공사가림막이 판교신도시의 이면을 보여주고 있다. 이 사업이 수년째 지연돼 공사가림막이 판교역의 풍경이 돼버린 탓이다. 따라서 알파돔시티 사업이 제대로 진행될 경우 판교신도시는 과거 고점대의 시세 회복도 가능하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동판교, 침체 속에 호재도=신분당선이 개통되면서 강남 접근성이 대폭 향상된 동판교 일대는 침체기에도 최고 강남권 신도시라는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총 1만4,993가구가 공급된 이 일대는 혁신학교가 조성된 보평 초∙중∙고등학교를 중심으로 높은 가격 형성되고 있다. 혁신학교 입학이 가능한 봇들마을 7∙8∙9∙10 단지는 인근 아파트대비 1억원의 프리미엄이 형성되면서 동판교 일대 부동산 중심지로 거듭나고 있다.

실제 9단지 금호어울림(850가구) 아파트 단지에는 13개의 공인중개사무소가 입주해 있었고 취득세 혜택 일몰을 앞둔 지난해 12월29일에는 부동산마다 손님들로 북적거렸다.

삼평동 G공인 관계자는 "7∙8∙9∙10 단지 등이 혁신학교 프리미엄으로 이 일대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로 손꼽힌다"며 "부동산 침체기 탓에 가격이 조금 빠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높은 가격대"라고 설명했다.

9단지 전용115㎡의 매매가는 9억5,000만원 안팎으로 2011년 12억원 대비 2억여원이 떨어진 상황이다. 하지만 전용3.3㎡당 가격은 2,725만원대로, 3.3㎡당 2,330만원대(85㎡∙6억원)의 타 단지보다 높은 가격이 형성돼 있다.

삼평동의 한 주민은 "아이 교육을 위해 서판교에서 동판교로 이사왔다"며 "가격이 조금 더 세더라도 신분당선 개통과 테크노밸리 호재 등으로 이사를 결심하게 됐다"고 전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동판교는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고 판교테크노밸리를 끼고 있어 향후 가치가 상승할 수 있는 곳"이라며 "알파돔시티 사업여부에 따라 가격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판교, 베드타운화 조짐=부동산 침체기에도 개별 호재가 있는 동판교와는 달리 서판교는 베드타운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판교신도시의 상업지역과 4만명의 상주인구가 생기는 테크노밸리는 물론 신분당선도 동판교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서판교는 광역버스를 활용할 수 있지만 지하철보다는 편리하지 않다는 평이다. 아울러 신분당선 판교역까지는 사실상 도보 이용이 불가능하고 버스로 10~20분이 소요 돼 교통 접근성이 떨어지는 게 현실이다.

운중동 C공인 관계자느 "버스가 다양해 교통망은 원활한 편이지만 상업지역과 직장이 있는 기업이 동판교 쪽이라 전체적인 입지는 동판교가 나은 편"이라며 "아파트 가격하락도 동판교보다 서판교가 심한 편으로 대형 평형으로 갈수록 하락폭이 세다"고 말했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2010년 2%가량 상승했던 판교신도시의 아파트 매매가는 2011년 1% 하락한 데 이어 2012년(11월까지) 5.51%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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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해양부 실거래가정보에 따르면 서판교 9단지 한림풀에버(1,045가구) 85㎡는 2011년 말 6억8,000만원대에서 지난해 12월 5억7,000만원까지 떨어졌다.

서판교 일대 주민들은 복선전철인 서판교역이 개통될 경우 교통 접근성 향상으로 호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 사업은 아직 예비타당성조사도 들어가지 않아 수년 내 개통 가능성은 없는 상태다.

국토부 관계자는 "서판교역 신설 여부는 GTX사업과 복선전철사업에 따라 결정될 것 같다"며 "사업타당성조사를 진행 중인 GTX사업이 진행될 경우 비용타당성 문제로 서판교역 신설은 무산되며 복선전철사업이 진행될 경우 시흥월곶~광명~인덕원~서판교 등을 잇는 역이 개통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판교테크노밸리 50% 이상 개발 완료

기업 300곳 입주·4만명 수용
상가·오피스텔 투자가치 쑥쑥


신분당선 판교역에서 나와 중심상업지구 50여m를 가로지르면 최신 건물이 즐비한 판교테크노밸리 개발 현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입구에는 왼쪽으로 2개의 빌딩이 상판으로 연결된 독특한 설계의 엔씨소프트㈜ 연구개발(R&D)센터와 오른쪽에는 안철수연구소, 금토천 건너 NHN네오위즈, ㈜넥슨 빌딩 등 한국을 대표하는 첨단 정보기술(IT) 벤처기업이 들어서 있다. 2015년 전체 90개동의 오피스빌딩 준공을 앞두고 일부 벤처기업을 맞이한 이 일대는 공사현장의 블루칼라 노동자와 벤처기업의 화이트칼라 노동자가 뒤섞이면서 개발 과정 특유의 전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오피스빌딩이 속속 완공되고 입주기업이 증가하면서 판교테크노밸리가 점차 산업단지로서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

1일 경기도에 따르면 판교테크노밸리는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50% 이상 개발이 완료됐다. 전체 건물 90개동 중 46개동이 준공된 것으로 삼성테크윈ㆍSK케미칼ㆍ만도ㆍ안철수연구소 등 대기업ㆍ중소기업의 입주가 진행되고 있다.

판교신도시의 자족기능 확보와 첨단벤처산업 거점 육성을 위해 조성되고 있는 판교테크노밸리는 2015년까지 300여개 기업의 입주와 상주인력 4만명, 경제유발효과 13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상주인원이 2만여명에 달하는 이곳은 동판교의 중심상업지구보다 활발한 상권이 형성되고 있다. 일부 미분양 상가는 기업 입주와 함께 속속 주인을 찾아가고 있다.

이 일대 A공인 관계자는 "기업의 입주가 시작되면서 상가 점포가 속속 문을 열고 있다"며 "점심시간이면 식사전쟁이 일어날 정도로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오피스빌딩을 준공한 한 건설사 관계자는 "중소형 오피스는 대기업이 인근 사옥으로 이전한 후 중소기업이 입주하는 탓에 분양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지만 하층부 상가는 분양이 90% 이상 완료됐다"며 "10여개의 대기업과 각종 컨소시엄이 사업을 진행하는 만큼 2015년에는 지금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업 입주가 시작되면서 이 일대의 투자가치도 높아지고 있다.

판교테크노밸리의 H공인 관계자는 "기업 입주에 맞춰 동판교의 중심상업지구에는 내년 2,000여실의 오피스가 입주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상가나 오피스텔의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사업 초기 예상된 4만명의 인구수용 계획이 원활히 실현 가능한 수치로 다가오고 있다"며 "현재 50% 정도 입주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2015년까지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 설명했다.



진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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