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침체에도 소형주택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서울 등 수도권은 물론 세종시 등 지방에서 나오는 소형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은 나오기가 무섭게 팔려나가고 있다. 최근 세종시 첫 오피스텔인 '세종 푸르지오시티'는 1,036실이라는 만만치 않은 공급물량에도 불구하고 최고 183대1, 평균 53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웬만한 지하철역이나 대학가 주변에서는 하루가 다르게 낡은 단독주택이 도시형 생활주택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정부가 1~2인용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도입한 지 불과 3년 만에 오피스텔과 함께 소형주택의 대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같은 소형주택 열풍은 은퇴를 앞둔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아파트 거래를 통한 자본이득을 거두기 어려워지자 매달 꼬박꼬박 월세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에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업체들이 투자자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가구당 면적을 줄이는 대신 가능한 한 분양가를 1억원대에 책정하고 있는 마케팅 전략도 성공의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공급되는 소형주택 대부분이 18~23㎡의 사실상 1인용 전용'쪽방'주택인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소형주택 분양시장에서 실수요자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 일선 업계의 설명이다. 이렇다 보니 정작 준공 시점에는 폭발적으로 늘어난 소형주택을 채울 임차인을 채우지 못해 심각한 공급과잉을 겪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해 도시형 생활주택 인허가 물량은 무려 8만4,000가구에 달한다. 당초 정부가 목표로 삼았던 4만가구의 2배를 훌쩍 넘긴 물량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소형주택의 인기는 바람처럼 부는 유행 같다"며 "사는(buy) 사람은 많은데 살(live) 사람이 없으면 골칫덩이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1~2인 가구가 400만명에 달하는 시대라고는 하지만 이들이 모두 쪽방 수요자일지는 다시 한번 생각해볼 일이다. 소형주택 시장이 가수요가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몇 년째 침체의 그늘에서 허덕이는 용인 중대형아파트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