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유럽 재정위기] 안전자산 선호 따라 스위스 프랑 가치 13%나 급등

■ 동유럽까지 불똥 튀는데 해법은커녕 사태만 악화


그리스에서 촉발한 유럽 재정위기가 이탈리아를 넘어 이번에 동유럽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안전한 투자처를 찾아 자금이 몰리고 있는 스위스 프랑의 가치가 급등하면서 프랑화 대출비중이 높은 폴란드와 헝가리 등 동유럽국가들의 부채규모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파이낸셜타임스(FT)는 스위스 프랑이 지난 4월초 유럽 재정적자가 악화된 이후 안전자산 선호 현상에 힘입어 유로화 대비 13%나 치솟는 바람에 스위스 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동유럽 국가들이 빚더미에 내몰리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위스 프랑의 절상으로 대출금액이 상대적으로 늘어난 이들 동유럽 국가들은 그 동안 안정적인 재정건전성을 유지해왔지만 엉뚱하게 불똥이 옮겨붙은 셈이다. 스위스 프랑화는 지난 4월 그리스 추가 구제금융 사태가 발생한 이래 폴란드의 즐로티화와 헝가리의 포린트화에 대해 각각 11%, 12%나 절상됐다. 폴란드는 스위스 금융권으로부터 받은 자국 국민들의 주택담보대출이 전체 주택대출의 53%인 70여만 건에 달해 스위스 프랑화 절상으로 인한 대출금 상승이 사회경제문제로 비화하고 있다. FT는 "즐로티화와 포린트화가 약세라 해서 폴란드와 헝가리의 경제 침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스위스 프랑의 강세가 소비자와 기업의 부채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폴란드와 헝가리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까지 전체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절반 이상 이 스위스 프랑 표시 외화대출을 받았다. 당시만 해도 상대적으로 낮은 대출 금리가 큰 메리트로작용했기 때문이다. 폴란드의 경우 약 70만명이 스위스 프랑으로 표시된 주택담보 대출을 받았다. 이는 전체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53%를 차지한다. 헝가리도 대부분의 주택담보대출과 기업대출이 스위스 프랑표시 대출로 확인됐다. 최근 헝가리 중앙은행 조사결과 전체 주택담보대출의 64%, 기업대출의 54%가 스위스 프랑 표시 대출이었다. 헝가리 K&H은행의 게오르기 바르츠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포린트화가 스위스 프랑대비 230포린트를 상회하는 사태가 지속된다면 헝가리 국민들이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일부 동유럽 국가에서는 정부까지 나서 시장에 개입할 움직임을 보이는 등 사태 진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헝가리 정부는 이미 2014년까지 주택담보 대출의 환율을 180포린트화로 고정시켜 국민들의 막대한 빚부담을 경감해준다는 계획까지 내세웠다. 아타르드 몬탈로 폴란드 재무장관은 "폴란드가 외환 시장에 처음으로 개입할 수도 있다"며 "이렇게 되면 자국 금융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루마니아도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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