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한중일 바둑 영웅전] 껄끄러운 씨에허

제1보(1∼14)



중국팀의 2번타자는 씨에허였다. 그의 출전은 예견된 일이었다. 이세돌에게 유독 강한 기사가 바로 씨에허였기 때문이다. 상대전적이 3승1패로 씨에허가 단연 앞서 있다. 이 정도면 이세돌의 거북한 상대가 분명하다. 이세돌의 연승가도에 복병을 만난 것이다. 씨에허는 1984년생. 이세돌보다 1년 연하이다. 엘리트 은행원처럼 단정한 얼굴. 사뭇 이지적인 인상이다. 언제나 냉정하고 침착하다. 하기야 중국의 청소년 기사들은 거의 모두가 냉정하고 침착하지만…. 오늘은 이세돌이 백번이다. 씨에허는 미리 포석 구상이 있었는지 비교적 빠른 속도로 판을 짜기 시작했다. 흑13까지는 흑의 의도대로 진행된 느낌이지만 그렇다고 백이 불만일 이유도 없다. 백14에 3분을 썼다. 백이 원하는 그림은 참고도1의 흑1 이하 백6까지. 이것이라면 하변의 백진이 너무도 이상적이다. "흑이 절대로 그렇게 두어 주지 않을 겁니다."(한상훈) 한상훈5단이 사이버오로의 생중계 해설을 맡았다. 한상훈은 1988년생. 김원의 문하생. 2008년 LG배 결승에 올라 이세돌과 3번기를 다툰 바 있다. 비록 2대1로 석패하긴 했지만. 현재 랭킹은 16위. "흑은 참고도2의 흑1, 3으로 받을 것이 거의 확실합니다."(한상훈) 그 다음 백의 응수는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실제로 이세돌은 그 다음 수에서 새로운 취향을 선보이게 되는데…. 검토실에 모처럼 서봉수9단이 나왔다. 필자와는 그가 고등학교 1학년일 때부터 친한 처지. 필자를 위해 그는 얼른 가지 않고 여러 시간 말벗이 되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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