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부동산경기전망/주택] 신규분양 아파트 매기 `꿈틀'

주택경기가 신규분양시장을 중심으로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서울과 수도권 일부 신규분양아파트에 수요자들이 몰려들어 높은 청약경쟁률을 나타내고 있다. 물론 인기지역에만 제한된 현상이다. 양극화현상이 뚜렷해 청약경쟁률이 5대1을 넘는 아파트가 있는 반면, 서울8차동시분양을 통해 공급된 아파트에 신청자가 전무한 경우도 있었다. 이 때문에 아직 본격적인 주택시장 회복을 점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일부지역에서나마 청약경쟁률이 1순위에서 5.3대1을 기록하고 프리미엄까지 붙어 거래되는 아파트가 등장하는 것은 주택시장의 변화를 드러내기에 충분하다. 앞으로 주택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단서는 「과연 지금 집값이 바닥인가」라는 물음이다. 현재 집값이 바닥이라면 침체가 어느정도 지속되겠지만 결국 가격이 오르고 주택시장이 활기를 띨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대해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지금부터 내년 3월까지가 「바닥」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최근의 주택시장은 신규분양_매매시장_분양권의 순으로 변화가 확산되고 있다. 신규분양이 활기를 띤 후 매매시장에서 집값이 오르고, 마지막으로 서서히 움직이던 분양권매매가 활성화된다는 얘기다. 신규분양은 극단적인 분양률 양극화 현상 가운데서도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LG건설, 쌍용건설 등이 최근 경기 용인 수지 일대에 공급한 아파트는 대부분 분양률이 100%를 넘어섰다. LG빌리지Ⅱ는 62평형이 1순위에서 5.3대1의 경쟁률을 나타내기도 했다. 분양률보다는 계약률이 의미가 있다. 올들어 수도권에서 분양완료된 아파트 중 상당수가 계약률은 절반에도 못 미쳐 분양률에 거품이 많았다. 그러나 LG빌리지Ⅱ처럼 1순위 청약경쟁률이 치열한 것은 투자목적이든 실수요든 실제로 자금이 많이 움직인다는 얘기다. 두껑을 열어봐야겠지만 신규분양시장의 활기는 서울11차 동시분양에서도 이어질 전망이다. 기존 아파트 매매시장도 조금씩 술렁이고 있다. 용인지역의 신규분양열기는 분당과 강남지역의 기존 아파트 매매시장으로 옮아가고 있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집값의 내림세가 멈췄다는 점이다. 분당에서는 부동산 중개소에 거래문의가 지난달초보다 50% 가까이 늘어났다. 내림세가 멈추고 수요자가 늘어나면서 급매물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분당 32평형 아파트를 기준으로 매매가도 한달 남짓새 500만~1,000만원 올랐다. 분양권매매시장은 아직 조용한 편이다. 96~97년 대거 분양된 아파트가 분양권형태로 시장에 쏟아나오고 있어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다. 또 분양권전매로 집을 장만하려면 신규분양에 비해 목돈이 들어간다. 그러나 신규분양시장과 기존주택매매의 활기는 분양권전매로 확산될 수 밖에 없다. 분양권매매는 신규분양·기존주택매매시장이 회복된 후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같은 주택시장 변화의 원인은 경제전반의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데다 낮은 금리, 분양권매매허용을 비롯한 정부의 주택경기부양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국내외 경제환경의 급격한 악화가 없다면 주택시장의 회복세는 대세로 굳어질 것 같다. 그러나 주택시장의 빠른 회복세는 기대하기 힘들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만 무성할 뿐 실제 실물경기의 회복조짐은 미미하다. 실업, 내수침체 등 경기회복의 걸림돌도 많다. 지금이 바닥이라는 판단으로 무리하게 주택에 투자하거나 내집장만을 해서는 곤란하다는 애기다. 부동산중개소, 컨설팅업체 등 부동산을 직접 다루는 사람들은 내년초부터 주택시장의 회복을 자신하고 있지만 정부와 민간의 여러 연구소는 내년하반기 또는 2000년초를 주택시장회복시점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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