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1원90전 급등한 달러당 1,036원10전에 장을 마쳤다. 증가폭은 지난 2월3일(14원10전) 이후 7개월 만의 최대다.
반면 원·엔 환율은 오후3시 현재 전 거래일보다 3원96전 하락한 100엔당 968원32전에 거래됐다. 이로써 원·달러 환율은 9월1일 달러당 1,013원10전에서 2.3% 상승했으며 원·엔 환율은 반대로 0.4%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것은 오는 16~17일(현지시간) 열리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매파적 성명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슬람 수니파 반군 '이슬람국가(IS)'에 대한 공습을 선언하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여기에 추석 연휴 기간의 달러 강세가 반영된 여파도 있었다.
하지만 원·엔 환율은 이날 아베 신조 총리와 회동한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가 "물가 상승률 2% 달성이 어렵다면 추가적 완화조치 시행에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원·달러 환율은 상승세를 타는 반면 원·엔 환율은 하락하는 디커플링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장기적으로는 원화가 강세를 보이겠지만 단기적으로는 미국의 금리인상 이슈가 부각돼 약세를 나타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일본이 (경기활성화의) 성과가 나타날 때까지 돈을 푼다는 입장이어서 엔화 가치는 원화보다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낼 수 있다"며 "결국 원·달러 환율은 오르고 원·엔 환율은 하락하는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2007년에는 원·엔 환율이 700원대였지만 세계 경제 호조에 힘입어 우리 수출이 큰 타격을 받지 않았다"며 "하지만 현재는 세계 경제도 비틀대고 중국으로의 수출도 줄고 있어 원·엔 환율 하락이 우리 수출에 직격탄을 날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박성욱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국제금융연구실장은 "미 금리인상 이슈가 부각되면서 원화 가치가 신흥국처럼 크게 하락할지, 아니면 미국 경제 호조에 힘입어 상승할지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