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더블딥' 우려 커지는 세계경제

세계경제에 불안감이 짙어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실물지표가 일제히 둔화 추세를 보이면서 '더블딥(경기 일시 회복 후 재침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고 그리스 국가신용등급이 3단계나 강등되면서 남유럽 재정위기가 다시 고조되고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고성장을 지속해온 중국도 최근 성장세가 주춤거리는 가운데 물가불안이 커지고 있어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일본은 대지진의 충격으로 마이너스성장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가장 걱정스러운 것은 미국경제 움직임이 불안하다는 점이다. 내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주택 가격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고 고용지표도 예상을 크게 밑돌고 있다. 경제위기에서 벗어난 지 1년 만에 다시 갈림길에 서 있는 상황이다. 경기회복 국면에서 나타나는 일시적 성장둔화라는 분석이 우세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대표적 비관론자인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더블딥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더 이상 양적완화는 없다"는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단언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3차 양적완화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돌고 있다. 미국경제가 더블딥에 빠지고 유럽이 재정위기의 충격에 휩싸일 경우 세계경제는 다시 휘청거릴 가능성이 크다. 특히 중국의 성장세가 꺾이고 물가불안이 심화될 경우 중국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지역 국가들에 상당한 충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3개월 연속 주요 경기지표들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 주가와 환율의 변동폭이 확대되는 등 금융시장도 불안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손성원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는 "이달 말 미국의 2단계 양적완화 조치가 종료되면 그동안 신흥국에 쏠렸던 글로벌 유동성이 서서히 빠져나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는 하반기 경제운용 전략을 수립할 때 이 같은 불안요인들을 충분히 감안해야 한다. 우리 경제가 안고 있는 구조적 취약점들을 개선함으로써 해외발 악재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금리와 환율 등 거시정책기조도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미국의 2차 양적완화 종료 이후 예상되는 국제금융시장 및 글로벌 자금흐름 변화에 대비하는 것도 주요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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