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절약이 에너지다] 산업硏 '유가 영향·대응 방안'

"원유 수급불안 지속… 국내 산업구조 개편… 석유 의존도 낮춰야"


최근 국제유가의 급등과 수급불안이 과거와 달리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고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석유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의 국내산업 개편과 함께 에너지 소비 절감과 효율 제고를 통해 석유수요 증가 억제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9일 산업연구원이 내놓은 '유가가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방안'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유가가 지정학적 요인에 따라 변동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중장기적 원유수급의 펀더멘털 변화 때문으로 분석됐다. 즉 외형상으로는 중동불안 때문에 유가가 오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수요증가와 석유생산의 정체 등 수급 요인이 더 크다는 얘기다. 따라서 유가가 급등기를 거친 후 저유가로 돌아선 과거 사례와 달리 앞으로는 중장기적으로 꾸준한 상승세와 함께 수급불안 등 리스크가 커지면서 이전보다 더 큰 파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우리나라 경제의 경우 국내총생산(GDP) 대비 석유수입 비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고 에너지 집약적 산업발전으로 석유불안에 더욱 취약한 경제구조를 갖고 있다. 국제유가가 10% 상승할 때 우리나라의 GDP와 국내총소득(GDI)이 2년간 각각 0.3%, 0.5%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제에너지기구(IEA)가 OECD와 아시아 개도국의 석유수급 영향을 분석한 결과 유가가 40% 오를 때 2년간 GDP와 GDI가 각각 0.4%, 0.8% 감소하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국내경제가 유가불안에 훨씬 크게 휘청거리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장기적인 유가상승과 석유수급 불안에 대비해 국내경제를 석유의존도가 낮은 구조로 개편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최우선적으로 에너지 소비를 낮추고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의 에너지 효율은 산업구조가 비슷한 일본이나 독일에 비해 크게 낮다는 점에서 효율 제고 노력이 시급하다. 우리나라의 에너지 효율(에너지 총공급/GDP)은 지난 2008년 기준으로 0.31%에 달한다. 하지만 일본과 독일은 각각 0.10%, 0.16%에 불과해 우리나라보다 에너지 효율이 각각 세 배, 두 배나 높다. 즉 같은 양의 에너지를 소비하더라도 훨씬 높은 생산성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산업연구원은 정부가 에너지 효율 제고와 절감을 위해 수량과 목표를 제시하고 강력하게 이행을 독려하는 한편 에너지 가격 구조를 왜곡하는 에너지 관련 보조금의 대폭적인 정비 내지는 폐지가 검토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신재생에너지 개발과 탄소절감 대책의 속도를 높이고 에너지 자원 확보 노력과 함께 에너지 및 원자재 관련 조기경보체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두용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원유생산 증가가 한계에 달하면서 앞으로 유가가 중장기적으로 상승기조를 이어가면서 수급불안이 자주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 심각성이 크다"며 "석유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에너지 절감과 효율을 크게 높이는 구조적인 대응정책이 강력하게 추진돼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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