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미소금융맨들 "헌신이 미담으로 꽃피니 보람"

돈 빌린 고객이 사업성공<br>어려운 이웃에 식사 대접<br>강연등 헐값봉사 잇따라<br> "기관서 문전박대땐 서운"

미소금융중앙재단이 15일 광주 서구 상록회관에서 고도의 금융ㆍ경영 컨설팅 능력을 갖춘 '미소금융맨'을 육성하기 위해 연 '미소아카데미' 프로그램에서 교육참가자들이 고객상담 연습을 하며 활짝 웃고 있다. 민병권기자

"저는 원래 직업소개상담 사업을 했었어요. 컨설팅을 해주다 보니 자립을 위해 저리의 자금지원이 절실한 분들의 딱한 사연을 자주 접하게 됐죠. 그래서 기존의 상담 사업을 포기하고 미소금융 봉사에 투신하기로 했습니다."(황복기 광주 미소금융광주지점 상담위원) 금융봉사에 나선 미소금융봉사자(이하 미소금융맨)들의 헌신이 미담으로 활짝 꽃 피우고 있다. 번창하던 생업까지 접고 서민금융 봉사에 나서는가 하면 미소금융 인프라 구축을 위해 가정생활을 희생하며 동분서주하는 등 미소금융 봉사자들의 노력이 고객들의 감동 스토리로 결실을 맺고 있는 것. 미소금융중앙재단이 15일 광주 서구 상록회관에서 연 '미소아카데미' 교육프로그램에서 기자가 만난 미소금융맨들도 한결같이 봉사 과정에서 접한 미담들을 털어놓았다. 우리미소금융재단 광주지점의 이길연 전문위원은 "전남 나주시에서 한 식당 창업자에게 3,000만원의 사업자금을 빌려드렸는데 식당 경영이 자리를 잡자 지역의 어려운 분들께 식사대접 봉사를 하더라"며 "미소금융의 나눔 정신이 고객들을 통해 사회 전반으로 번지는 것 같다"고 전하기도 했다. 미소금융맨과 그 고객들의 미담은 '제로 연체율'의 성공 사례로 돌아왔다. 우리미소금융재단 광주지점이 1개월 이상 연체고객 전무라는 놀라운 성과를 낸 것. 어려울 때 돈을 빌려준 데 감동을 받은 고객들이 꼬박꼬박 원리금을 성실 상환해준 덕분에 이 지점 관계자들은 일부러라도 연체고객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농담을 던질 정도다. 미소금융맨들은 공익사업의 성격상 최소한의 경비로 최대한의 효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에 짓눌린다. 그래서 최소한 1개 이상의 부서가 감당해야 할 일을 한 사람이 도맡는 경우가 다반사. 미소재단은 올해 서울대의 1년 신입생 규모에 필적하는 4,396명의 미소금융맨들에게 전문 금융컨설팅 교육을 시킬 예정인데 이처럼 큰 프로젝트를 불과 2명의 기획담당 실무자가 처리해야 할 정도로 업무량이 과중하다. 미소금융맨들이 몸을 던져 일을 하는 모습에 감동 받아 자발적으로 지원에 나선 민간인들도 많다. 특히 고도의 금융ㆍ컨설팅 능력을 겸비한 미소금융인들을 육성하려면 최고 수준의 강사진 섭외가 필요한 데 보통 1~2시간 강의에 100만원 이상씩 받는 강사들이 고액을 고사하며 강의 봉사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15일의 미소금융아카데미에서 고객과의 소통 강연자로 나선 박철홍 디자이어디자인 대표도 고액을 마다하고 헐값에 봉사 행렬에 참여한 사례다. 이처럼 서민봉사를 위해 미소금융맨들과 일반인들의 헌신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정부나 정치권은 전폭적인 지원은커녕 문전 박대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미소금융맨은 "경비 절감을 위해 시청이나 구청 등에 작은 사무공간 무상임대를 요청했는데 시청에서 청사를 호화스럽게 지으면서도 정작 공간이 없다고 하는가 하면 한 구청에서는 구청장이 응낙했음에도 구의원들의 반대로 무상임대가 무산되기도 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