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통신업체/불량고객 속앓이/대부분 미납요금 20∼30만원

◎소송비용 1건당 30만원달해/이미지고려 강력대응 자제/체납독촉 최고장만 발송통신업체들이 요금을 내지 않는 불량 고객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들은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에 달하는 체납금으로 경영에 적지 않은 타격을 받고 있지만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통신업체들은 가입자가 3개월간 요금을 내지 않으면 통화를 정지시키고 한달간의 유예기간을 준 뒤 가입을 직권 해지시킨다. 해지된 고객에게는 가입할 때 낸 보증금(휴대전화 20만원, 삐삐 2만2천원)에서 미납요금을 빼고 돌려주지만 대부분 미납요금이 20만원을 넘는다. 그러나 고객에 대한 회사의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나 실익차원에서 「미운 오리새끼」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소송을 제기하는데 1건당 30만원이 드는데 받을 돈은 대부분 30만원 미만이기 때문. 신세기통신은 지난 5월 한 달동안 체납요금을 독촉하는 최고장만 9천9백51건을 발송했다. 이 회사의 5월말까지 가입자 수가 56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불량고객의 비율이 상당히 심각함을 알 수 있다. 이들로부터 신세기통신이 받을 돈은 가입할 때 낸 20만원의 보증금을 공제하고도 5억8천7백만원에 달한다. 신규시설투자로 자금에 목마른 이 회사에겐 적지 않은 부담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다른 고객에 대한 이미지 때문에 강력하게 의법조치할 수도 없고 소송비용이 더 많이 들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SK텔레콤은 휴대전화부문에서 매달 2만5천∼3만명을 통화 정지시킨다. 이에 따라 매달 10억원의 체납액이 발생, 지금까지 1백60억원의 통화요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삐삐에서도 1백80억원을 못받아 총 3백40억원을 놀리고 있는 셈이다. 이동통신의 불량율이 이처럼 높은 것은 최근의 경기침체에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지만 지난해 과열경쟁으로 무리하게 가입자를 유치했기 때문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불량가입자 상황은 삐삐 업체에서 더 심각하다. 나래이동통신의 경우 지난해말까지 32억원의 통화료를 못받고 있는데 올들어서는 그 금액이 더욱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이 회사가 지난해 상반기동안 통화요금을 4달 이상 연체해 직권 해지시킨 가입자가 16만4천명이었으나 올 상반기에는 28만2천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이에 따라 상반기동안 체납된 금액만 30억원에 달해 지난해 전체 규모에 육박했다. 서울이통의 경우도 지난해 말까지 모두 40억원의 체납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 올들어서도 상반기까지 24억원의 채납액이 발생했다. 이 회사도 지난해 상반기 직권 해지한 가입자가 15만5천명이던 것이 올 상반기에는 26만명으로 대폭 늘었다. 삐삐 업체들은 요금을 제대로 낸 고객들을 선발, 여행권을 주는 등 으로 요금납부를 유도하는 한편 자동이체 납부로의 전환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또 직원들이 부인을 재택근무자로 채용, 불량고객에 대한 관리를 전담시키는 등 해결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백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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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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