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는 복수의 외교가 소식통을 인용, 이지마 이사오(飯島勳) 내각관방 참여(총리 자문역)가 지난해 10월 다롄을 방문했다고 전했다.
만약 10월 말 북한과 일본의 비밀 접촉이 있었다면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재일총련) 본부 건물 경매 문제나 일본이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를 독자적으로 해제하는 문제를 의제로 올렸을 것이 확실하며 북일 정상회담을 위한 사전 작업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교도는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교도는 그간 다롄이 북한과 일본의 비밀 접촉 무대로 활용됐고 이지마 참여의 방중과 일본 도쿄에 있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재일총련) 본부 건물에 대한 재경매 시기가 겹친 사실에 주목했다.
1986년 완공 후 사실상의 ‘북한 대사관’ 역할을 해온 재일총련 본부 건물은 총련계 금융기관 부실로 경매에 넘겨졌으나 1차 낙찰자가 돈을 내지 못해 지난해 10월 재경매에 부쳐졌다.
재경매에서 몽골 법인이 본부 건물을 낙찰받았으나 도쿄지법은 해당 법인이 제출한 서류의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보고 지난달 말 매각 불허 결정을 내렸다.
이지마 참여는 작년 5월 북한을 방문해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나고 왔으며 이후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정상회담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이지마 참여는 2002년과 2004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당시 총리의 정무비서관으로 평양을 방문했고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악수를 하기도 했다.
그는 특히 고이즈미 전 총리의 2004년 평양 방문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일본의 대북 접촉에서 광범위하게 활동했다.
최근 아베 내각이 북한과의 접촉을 시도하는 정황이 자주 포착되는 것은 과거사와 영토 문제 등으로 한국·중국의 압박에 직면하고 미국으로부터도 비판을 받는 등 일본이 외교적으로 수세에 몰린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지난달 26∼27일에는 일본 당국자가 베트남 하노이에서 북한 측과 비밀리에 접촉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있었다.
일본에서는 6자회담 수석대표인 이하라 준이치(伊原純一)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 등 3명이 당시 하노이를 방문했으며, 북한 외무성의 유성일 일본과장도 같은 시기에 현지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이를 부인했지만 아베 총리가 ‘납치문제는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우리 손으로 해결하겠다’며 중시하고 있고 북한과 일본 모두 고립·비판에 직면했다는 점에서 외교적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지마 참여의 북한 접촉이 사실로 확인되면 한국, 미국, 일본의 대북 공조 체제가 흔들린다는 지적이 다시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 작년 5월 한국, 미국에 사전 통보 없이 방북을 추진했을 때 한국 정부는 “한·미·일은 물론 국제사회가 긴밀한 대북공조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차원에서 이지마 참여의 방북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디지털미디어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