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경제난 유럽에 고달러 열풍

◎마르크·프랑화 등 7개월새 22% 절하/각국 통화체면 구겨 수출회복에 큰 도움/방어나서기도 곤란 당분간 계속 오를듯유럽 통화에 대한 미 달러화의 강세행진으로 유럽경제에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달러강세는 해당국의 취약한 경제를 반영하지만 한편으로 독일, 프랑스의 수출을 촉진, 경기회복에 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초에 달러당 1.4마르크와 5 프랑선을 유지했던 미달러화는 8월들어 1.9마르크와 6.4 프랑대에 접근하고 있어 지난 7개월간 무려 22% 이상 상승하는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화는 또 영국의 파운드화에 대해서도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고있다. 영국 중앙은행이 7일 대출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으나 당분간 금리인상이 없을 것이란 전망이 작용, 달러화는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 전날보다 0.028파운드 상승한 1.5893 파운드로 10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 금융전문가들은 비로소 미달러화가 유럽통화들에 대해 제 가치를 회복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달러화가 유럽통화에 비해 저평가됐었다는 것. 고성장, 저실업률, 저인플레를 보이고 있는 미 경제의 경이적인 회복세가 유럽통화에 대한 달러화의 가치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전같으면 독일과 프랑스 양국 중앙금융당국이 즉각적인 개입에 나서 자국 통하의 가치절하를 방지하고 나섰음직하나 유럽단일 통화 참여를 위한 재정개혁 부담과 사상 최악의 실업률 등 국내 경제난으로 인해 속수무책이다. 영국정부도 최근 소비지출이 급등하는 등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파운드화 절하방지에 나서기 어려운 실정이다. 유럽통화 통합을 주도하고 있는 독일과 프랑스의 통화가 약세를 면치못하고 있는 것은 국내경제사정이 좋지않은데다 유럽단일통화 출범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단일통화체제의 윤곽이 드러날 내년봄이 이들 통화에 대한 달러강세의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영국은행은 7일 지난 5월 노동당정권이 들어선 이후 4번째 금리인상조치로 공식대출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7%로 결정했다. 외환관계자들은 이번 금리인상이 당초 예상했던 0.5%보다 낮은 것으로 당분간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 증권사인 메릴 린치사는 달러강세의 근거로 구매력을 제시하면서, 구매력을 기준으로 할 때 달러화의 적정 수준을 1.89마르크(6.4 프랑)로 평가하고 있다. 메릴 린치는 그러나 재정개혁 위기에 봉착한 독일의 경제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향후 18개월간 달러화가 2마르크선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최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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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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