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호(사진)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올해 실적목표를 대폭 높여 잡으며 공격경영에 나섰다.
특히 고 사장은 최근 납품비리 사태 쇄신을 위해 미뤄오던 임원 인사를 최근 마무리하는 한편 매각을 앞둔 '주인 없는 회사'라는 주변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회복되고 있는 조선시장에서 한발 앞선 기술 경쟁력으로 순항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내며 조직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이 해를 넘겨온 임원인사를 지난 17일 단행하고 올해 경영계획 수립을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고 사장의 특별지시로 이 사실을 외부에 공개하지는 않았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11월 말 납품비리 사태의 책임을 물어 고위급 임원 10여명의 사표를 수리하고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일부 승진인사를 실시했으며 전체적으로 임원 규모는 5%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지난해 성과를 고려해 예년 수준의 승진인사가 있었다"며 "퇴사한 임원을 포함하면 임원 수는 지난해보다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대우조선 임원 인사가 길어진 데는 대주주인 산업은행과의 의견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의 경우 납품비리의 책임을 물어 인적 쇄신을 더 크게 할 것을 원했고 고 사장은 필요한 부분까지만 메스를 가하고 조직의 안정을 두는 방식을 원했다.
회사 관계자는 "직접적으로 사건에 연루된 임직원은 더 이상 회사에 몸담을 수 없게 하고 사태를 수습한 만큼 재발방지에 힘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고 사장은 이를 위해 지난해 말 일찌감치 감사팀의 독립성 확보 및 위상 강화를 위해 감사팀을 감사위원회 산하에 편제시켜 독립적인 견제와 균형이 가능하도록 했다.
윤리경영 측면에서 세계적으로 모범이 되는 회사를 만들고 상시 진단을 통해 관행이나 구습을 철저하게 단절하고 투명하고 청렴한 글로벌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고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윤리경영의 철저한 실천'을 첫 번째 경영방침으로 삼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조직 안정에 우선한 고 사장은 올해 목표를 보다 공격적으로 잡았다.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수주목표를 지난해(130억달러)보다 약 20%가량 늘어난 150억달러 수준으로 책정했다. 수주 분야에서는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해양플랜트 부분에 주력할 방침이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조선 경기가 점차 회복되고 있다"면서 "지난해보다 해양 분야의 수주 비중이 확대돼 올해는 70%까지 늘어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대우조선은 상반기에 있을 러시아 '야말 LNG 프로젝트'에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서시베리아 지역의 야말반도 천연가스전을 개발하는 사업으로 러시아 정부가 지난해 말 최종 투자 결정을 승인했다.
대우조선은 사전 협약을 통해 LNG 쇄빙선 수주 계약을 앞두고 있으며 총 계약 규모는 최대 40억~50억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욱 성장하며 특히 수익성 개선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