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진기록으로 본 96/반도체값 폭락 최대악재(96 재계결산)

◎1기가D램 워킹다이 개발 기술강국 자랑/디지털휴대폰·인터넷가입자수 최대 폭증/차 100만대 수출·김우중씨 257일 해외출장올해도 많은 기록들이 쏟아졌다. 좋은 기록, 나쁜 기록, 기억하고 싶거나 지우고 싶은 기록 등등. 「최악의 기록」에서 가장 먼저 들만한게 반도체 가격의 폭락. 올해 우리경제의 주름살을 깊게 하는 주요인이었다. 주력 수출품인 16메가 D램의 경우 지난 1월초 실물시장가격이 43달러에서 최근에는 8.5달러까지 폭락했다. 이에따라 국내 반도체 수출은 올초 수립한 목표치 3백7억달러의 절반을 약간 웃도는 1백80억달러에 그칠 전망이다. 좋은 기록도 있다. 세계최초로 1기가 D램의 워킹다이를 개발, 기술강국의 체면을 유지 한 것. 디지털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각종 기록이 창출됐다. 디지털 이동통신서비스 원년인 올해 80만여명이 가입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사회전반의 정보화가 급진전되면서 인터넷 가입자 수도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10여년동안 누적가입자 수가 30만명에 불과했으나 올 한해에만 45만명이 새로 가입한 것. 자동차업계에 있어서도 96년은 의미있는 한해였다. 유럽등 신시장개척에 힙입어 국내업계는 올해 1백2만대 가량을 수출, 한국을 「1백만대 수출국가」에 진입시켰다. 현대자동차가 생산개시 26년만에 누적생산대수 1천만대를 돌파하는 역사적인 기록을 세웠고,기록할 만한 점이다. 현대는 또 세계 최단기간인 20년만에 누적 수출 4백만대 돌파라는 신기록도 세웠다. 보험료, 통행료할인등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으로 올해 경차시장이 1조원으로 급성장한 것도 기억할 만한 자동차기록이다. 가전부문에서는 에어컨의 약진이 돋보인 한해였다. 에어컨은 전반적인 경기 불황속에서도 지난해에 비해 30%이상 성장해 컬러TV를 제치고 올해 1조원대의 시장을 이뤘다. 이와함께 컬러TV 수출 2백만대 돌파(2백20만대)도 의미있는 기록이다. 정유업계에서는 석유정제능력의 신장면에서 전에없던 신기록 행진을 계속했다. 지난 4월 현대정유가 하루 20만배럴을 증산한데 이어 10월에는 유공이 20만배럴, 12월에는 LG정유가 27만배럴을 각각 증산했다. 올 한해 67만배럴이 증가, 국내업계의 1일 석유정제 능력은 2백48만8천배럴로 늘어났다. 이에따라 처음으로 일본에 석유를 수출하는 등 본격적인 석유 수출국으로 부상했다. 세계경영의 바람이 본격적으로 불면서 총수들의 해외출장기록도 신기록행진이었다. 김우중 대우회장은 올해 2백57일을 해외에 체류, 한해의 70% 이상을 해외에서 보낸 셈이다. 그가 방문한 국가도 35개국에 이르고, 올해 만난 각국의 정상들만 해도 헬무트 콜 독일 총리,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 존 메이저 영국 총리, 강택민 중국국가 주석, 하산 모로코 국왕, 두 무오이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세계 유력인사들과의 접촉횟수에서 신기록을 세웠다는게 대우의 설명이다. 해외출장과 관련해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정인영한라그룹 명예회장. 그는 희수(77)의 나이에다 휠체어에 의지한 몸을 이끌고 올한해 2백20일동안 해외 각국을 누볐다. 지난 94년부터 3년연속 2백일 이상 해외출장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활발한 세대교체로 2∼3세총수들이 어느해 보다 많이 등장했고, 감량경영바람으로 3천명이 넘는 사람들이 명예퇴직한 것도 올한해를 정리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기록이 될 것이다.<백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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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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