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현존하는 디지털 저장매체 가운데 단일 제품 기준 최대 용량을 자랑하는 16TB급 용량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이르면 내년 초 시장에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SSD가 용량까지 하드디스크(HDD)를 추월하면서 HDD를 대체할 SSD의 대중화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주 미국에서 공개한 15.36TB짜리 기업·서버용 SSD인 'pm1633a'를 내년 초 시장에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세계 최대 시장조사 기관 IHS의 마이클 양 메모리·스토리지 부문 상무이사는 "삼성전자의 기술력을 보면 충분히 내년 초 pm1633a의 상용화가 가능하다"면서 "가장 최신의 서버용 SSD 4개를 합친 저장용량을 하나의 SSD로 구현, 대용량 서버를 구축하는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나온 단일 HDD 제품의 최대 용량은 10TB 정도다. SSD는 낸드플래시 반도체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단일 면적당 저장공간을 빠르게 늘렸으며 16TB 제품이 상용화될 경우 처음으로 HDD를 따라잡게 된다. 출시 초기는 가격이 수백만 원대로 기업이나 데이터 센터에 필요한 대용량 서버에 제한적으로 탑재되지만 점차 가격이 하락하면 일반 소비자용 제품으로도 나올 수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16TB SSD의 초기 판매가를 5,000~7,000달러 사이로 잡고 있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16TB SSD의 청사진을 그릴 수 있었던 배경은 최근 본격적으로 시작한 3세대 3차원(3D) 낸드의 양산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양산으로 SSD에 들어가는 낸드의 한 개 면적당 저장용량을 128Gb에서 256Gb로 두 배 키웠다. 삼성전자가 pm1633a의 공개와 함께 시장 출시를 발표한 pm1725의 경우 2세대 3D 낸드를 채용했으며 최대 용량은 6.4TB다.
아직까지 세계에서 유일하게 3D 낸드를 양산하는 업체인 삼성전자는 이처럼 SSD 대중화를 선도하며 차세대 저장매체 시장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도시바·SK하이닉스의 추격도 거세다. 도시바 역시 이달 초 16TB SSD를 만들 수 있는 3D 낸드 개발에 성공했다고 주장했으며 SK하이닉스도 삼성과 같은 3세대 3D 낸드의 샘플을 연내 찍어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