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중에서 선물 시스템 매매의 침체는 가장 특기할만한 것으로 여러가지 시사점을 준다. 시스템매매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든후 증시 주변의 경제변수를 여기에 입력시켜 최적의 투자전략을 찾아내는 매매기법이다.프로그램마다 변수처리방식에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인 원리는 투자자 자신의 판단을 배제하고 프로그램이 내보내는 결과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다.
강력매수의 신호가 나타나면 정해진 대로 매수포지션을 취하고 매도의 신호가 나오면 그대로 움직인다. 만약 상황이 예상과는 반대로 움직일때는 적정 수준에서 자동적으로 손절매 주문이 나간다.
이런 매매의 장점은 변동성이 크고 한방향으로 움직이는 증시상황에서 잘 들어맞는다는데 있다.
모 투자자문사의 시스템 매매팀은 올들어 대세상승기를 맞아 선물매매를 통해 월 10%이상의 수익률을 올려 수십억원의 이익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시스템 매매는 여러가지 변수가 상충하는 박스권에서 큰 약점을 보인다. 최근처럼 반도체 가격 상승과 금리 및 유가상승의 호악재가 동시에 쏟아질때면 각 변수의 가중치에 약간만 변화를 줘도 전혀 딴판의 결과가 나와버린다. 또 수치로 계수화되기 힘든 정성(定性)적인 변수의 처리여부도 여전히 문제다.
『시스템 매매를 위한 프로그래밍이 성공적이냐의 여부는 변수에 가중치를 얼마나 잘 배분하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정해진 공식이 없다는게 난점입니다. 결국은 사람의 주관성이 개입할수 밖에 없는 셈입니다』 투신사 시스템 매매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정상황에서는 컴퓨터와 최첨단 프로그래밍 기법을 동원해도 시장상황을 오판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된다.
최근 시장에서는 몇몇 시스템 매매팀의 실적이 신통치 않게 나오자 위험관리를 빼곤 시스템 매매가 우월한 점이 없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모든 상황에 맞는 완벽한 투자기법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평범한 교훈이 다시한번 입증되고 있다. /강용운
기자DRAGO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