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비상대책 특별위」 만들자”/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

◎기아해결 금융권노력으론 한계/광주·군산 등 지역경제도 “휘청”정치권은 25일 경제계 최대현안으로 떠오른 기아사태에 대해 정부가 일단 「기아살리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력 촉구했다. 여야의원들은 이날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을 통해 『기아그룹이 부도를 낼 경우 개별기업의 문제가 아닌 국가경제 전반에 엄청난 충격을 줄 것』이라며 『해당기업의 자구노력과 채권은행단의 대책에만 의존하지 말고 정부가 실효성있는 「특단의 지원대책」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국민회의 장재식 의원은 『기아 부도는 다른 어떤 기업부도와는 비교가 안될 만큼 충격이 큰데 강경식 부총리 겸 재경원장관 등 관계자들은 「금융권이 알아서 처리할 문제다」, 「정부가 개입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국민회의 정세균 의원도 『기아사태 여파로 광주와 군산 등 호남지방 경제가 뿌리째 흔들리고 기아그룹에 1조원 규모의 여신을 지원한 부산·경남지역 금융계도 회복불능 상태로 치닫고 있다』며 『정부는 실효성있는 특단의 지원대책을 하루빨리 제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의원은 이어 『국내 자동차업계는 이미 과잉투자로 극심한 과당경쟁이 예고된 가운데 삼성그룹의 자동차산업 진출로 여건이 더욱 악화되었다』며 『삼성의 승용차 사업진출은 처음부터 기존업계의 구조조정이나 삼성의 기아인수를 전제로 이뤄진 것이 아니냐』고 따졌다. 정의원은 또 『가속되고있는 금융시장 불안을 해소하고 기업 연쇄도산에 따른 경제파산 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여야를 막론하고 「경제비상대책 특별위원회」를 구성, 범국가적 차원에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민회의 이석현 의원은 『지난 93년 삼성의 기아자동차 주식매집사건과 95년 기아자동차 소하리공장의 삼성직원 기아 신제품 무단촬영, 삼성의 자동차산업 구조조정 개편 보고서 파문으로 이어진 적대행위와 음해성 주장이 기아의 대외신용도를 저하시키고 경영손실을 가져왔다는 주장도 있다』고 말했다. 신한국당 이우재 의원은 『기아는 30대그룹중 유일하게 전문경영인 체계로 운영되는 국민기업인데 기아가 특정재벌에 넘어가면 정부가 역점을 두고있는 업종전문화와 소유분산정책이 빛을 잃고 재벌의 경제력집중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정부는 기아사태를 개별기업 차원으로 대처하지 말고 위기에 처한 국가경제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을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한국당 김기재 의원도 『기아그룹이 업종전문화와 소유분산제도를 가장 잘 지킨 모범기업인 만큼 개별기업과 채권은행단의 자구노력을 적극 유도하면서 기아사태로 인해 재계의 부도 도미노현상이 촉발되지 않도록 모범기업은 반드시 살리겠다는 정부의 각별한 지원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성토했다. 김의원은 이어 『부도유예협약제도는 당초 기대와는 달리 제2금융권이 자금사정이 어려운 대기업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대출금회수에 나서 부도를 방지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부도를 촉발시키는 「부도촉진협약」이 되고 있다』며 『정부는 부도유예협약제도를 대폭 보완하거나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대선을 불과 4개월여 앞둔 김영삼정부와 신한국당 이회창 후보 진영이 여야를 막론한 정치권의 이같은 「기아 살리기」요구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황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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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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