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노무라 “메르스로 ‘소비증발’ 우려...금리로 대응해야”

2분기 성장률, 0.6%에도 못 미칠 가능성...올 성장률 2.5%서 하방위험 증대

재정, 우리 여건 상 성장률 제고 효과 낮아...건전성도 관리 필요

가계부채 건전성 위해 이자만 상환 대출에 LTV, DTI 50%로 강화 검토해볼 만


일본계 경제연구소인 노무라의 권영선(사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메르스로 ‘소비증발’사태가 우려된다”며 “이번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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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이코노미스트는 7일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메르스가 ‘일회성 소비’ 특성을 보이는 여름 휴가철과 겹쳐 우려된다”며 “추이를 지켜봐야겠지만 소비증발 사태, 즉 ‘영구적 경제손실(Permanant output loss)’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여름 휴가처로 한국을 선택했던 외국인이 한국행을 취소하거나 내국인이 여름휴가를 포기하면 관련 소비는 나중으로 미뤄지는 게 아니라 사라진다.

권 이노코미스트는 “수출이 휘청이고 내수도 시원치 않아 2·4분기 경제성장률이 0.6%(전분기 대비)를 기록, 1·4분기보다 오히려 후퇴할 것으로 봤다”며 “메르스로 이마저도 하향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2·4분기부터 1%의 성장률을 기록해 경기가 나아질 것이라는 정부와 한국은행의 예상과 정반대다.그는 “2.5%로 예상한 올 성장률 전망치도 메르스로 하방압력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1992년 한국은행에 입행해 10여년간 정책기획국(현 통화정책국) 등 핵심부서를 거친 권 이코노미스트는 대응책으로 금리 인하를 주문했다. 그는 “가계부채 급증세를 우려하지만 금리를 내려서 부채가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통화당국은 제1 목적인 물가와 경기를 우선해 정책을 써야 하므로 현 상황에서는 마땅히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신 급증하는 가계부채는 금융당국이 걱정해야 할 사안이라는 지적이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구체적으로 이자만 상환하려는 대출자에 한해 LTV(주택담보대출비율), DTI(총부채상황비율)를 50%로 강화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만 하다”고 말했다. 현재 LTV는 전지역과 전금융권에 70%, DTI는 수도권과 전금융권에 60%를 적용하고 있다. 그는 “보다 많은 대출을 받고 싶은 사람은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는 구조를 택할 수 밖에 없어 전체 가계부채 건전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안심전환대출 목적 중 하나도 원리금을 함께 갚는 대출 비율을 높이는 것”이라며 “주택저당증권(MBS) 발행물량 급증 등 부작용이 있었지만 이 아이디어는 그런 우려도 적다”고 강조했다.

다만 재정 정책은 신중히 써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우리 여건 상 재정지출에 따른 성장률 제고 효과가 미미하다는 것이다. 그는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재정지출을 늘려야 성장률이 크게 올라가지만 우리는 이미 다 갖춰져 있다”며 “결국 성장률 제고 효과가 낮은 복지 예산 등으로 재정지출이 쏠려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재정건전성도 문제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고령화로 복지지출이 앞으로 크게 늘어날 것이고 장기적으로 통일도 대비해야 하므로 재정건전성 관리 차원에서라도 추가경정예산 등 재정지출은 신중해야 한다”고 경계했다.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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