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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실업은 올해 미국 경기 회복으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환율우려와 개발도상국 임금상승 우려가 있지만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기대돼 증권사들이 앞다퉈 섬유·의류업종 최선호주로 꼽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실적 우려가 팽배한 상황에서도 한세실업은 긍정적인 실적이 예상된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한세실업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2012년 4분기보다 13.8% 증가한 3,081억원, 영업이익은 91.5% 증가한 7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달러 기준 매출액은 약 17%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 양호한 실적은 그동안의 시장 기대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올해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14% 이상 오른 1조4,156억원, 영업이익도 56% 오른 83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세실업은 지난해 12월23일 사상 최고주가인 2만650원까지 오른 뒤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부담감으로 흔들렸다. 전문가들은 환율하락은 우려할 정도는 아니고 이익 상향으로 밸류에이션 부담도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환율 하락은 원화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에 부담 요인인 것은 사실이지만 한세실업은 외화부채에서 영업외수익이 발생해 순이익 기준으로는 결국 환헤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크게 우려할 사항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높아진 주가 부담은 한세실업의 이익이 점진적으로 상향됨에 따라 덜어낼 수 있고 올해는 주력 바이어들로부터 주문이 본격적으로 늘고 증설했던 설비 효율이 개선되면서 이익 증가폭이 커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글로벌 SPA(제조·유통 일괄형) 브랜드 등 신규 바이어로부터 수주가 꾸준히 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H&M·유니클로·언더아머·베네통 등 신규 바이어 추가로 품목과 지역 다변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며 "70여개 수준의 추가 라인 증설 부지도 마련해 2015년까지 성장모멘텀은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발표되면 한세실업의 무관세 수출 가능성이 높아져 중장기적 실적 개선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TPP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관세 철폐와 경제 통합을 목표로 이번 달 고위급 협상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주도하는 TPP협상에는 호주·브루나이·캐나다·칠레·일본·말레이시아·베트남·싱가포르 등 12개 국가가 참여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지난해 11월 말 TPP협상에 관심을 표명하고 12개 협상참여국과 예비양자협의를 벌이고 있다.
한세실업은 베트남 매출비중이 60%에 달해 TPP가 발효되면 미국으로 수출되는 물량이 무관세로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최민주 현대증권 연구원은 "아직 TPP의 구체적인 조항이 결정되지 않아서 영업이익률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파악할 수는 없지만 중장기적으로 무관세 수출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중장기적으로 15억달러 매출이 발생하면 규모의 경제 효과로 마진율이 6~7%정도 나올 수 있어 10억~15억달러 수준에서 5% 정도 나오던 마진율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개발도상국 임금 상승 우려도 한세실업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최 연구원은 "개발도상국 중 중국의 최저임금은 8%, 베트남은 15%, 방글라데시는 70% 정도 오를 것으로 보이는데 절대적인 노동자 임금이 중국은 400달러, 베트남은 200달러, 방글라데시는 100달러 정도이기 때문에 절대적인 임금상승분은 거의 비슷할 것"이라며 "한세실업 공장이 있는 베트남의 최저임금이 올라도 바이어들이 보기에 한세실업의 단가가 크게 높아지지 않아 상대적으로 불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생산 기반 강점 … 글로벌 경쟁업체 대비 우위
● 애널리스트가 본 이회사
한세실업은 의류수출 OEM(주문자 상표 부착방식) 업체로,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GAP·나이키·H&M 등 의류를 해외공장 법인에서 생산해 미국, 유럽 등으로 수출한다.
해외 공장으로 베트남에 4개, 인도네시아 2개, 중남미 3개 법인을 보유하고 있다. 과거 수출의 대부분이 미국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한세실업의 설비는 중남미 지역에 집중돼 있었으나 이후 베트남에 꾸준히 투자하여 현재 생산설비 절반 이상이 베트남에 있다.
한세실업은 매출액, 매출총이익률, 영업이익률 세 가지 실적요인이 모두 꾸준히 개선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최근 SPA를 필두로 저가의 유명 의류브랜드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브랜드 업체들은 전 세계에 아웃소싱기지를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해외 매출 비중이 증가하면서 늘어나는 물류비 부담 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생산단가를 낮춰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발주처 발굴 노력의 결과로 베트남 등 동남아에 포진되어 있는 한국의 OEM 의류업체들이 재조명 받고 있다. 특히 이들은 OEM 업체의 생명이라 할 수 있는 품질, 납기, 생산능력에 있어서 글로벌 생산업체들 대비 여전히 경쟁 우위에 있어 매력적이다. 아울러 미국과 유럽의 의류수입액 중 중국으로부터의 수출 비중이 소폭 감소하고 베트남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에 특히 주목할 만하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한세실업이 있는데, 글로벌 브랜드 바이어들의 베트남 러브콜로 꾸준한 매출 성장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미국과 베트남을 비롯, 환태평양 국가들 간의 FTA라 할 수 있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역시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방적, 편직, 염색 등 섬유업체들의 베트남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봉제업체인 한세실업 입장에서 생산인프라가 강화되고 있어 고무적이다. 베트남 정부에서 이를 대비하기 위해 섬유의복업 공정(Stream)별 투자 유치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생산 인프라 역시 우호적으로 강화되고 있다.
환율 영향 및 원부자재 가격 변동 등은 OEM업체가 안고 있는 태생적인 한계이다. 하지만 이로 인한 실적 불확실성은 단기적이고 일회적인 요인이며, 꾸준한 설비 확장에 따른 외형성장과 이에 따른 마진 개선은 OEM 산업의 가장 큰 매력이다. 이에 더해 생산 및 수주 환경이 우호적이라면 해당 업체는 수혜를 볼 것이라 생각된다. 향후 몇 년 동안은 베트남에 생산 기반을 둔 한세실업이 그 최대 수혜주가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