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면세 대전, 출사표 던진 CEO] <1> 성영목 신세계DF 대표

"최적 입지·86년 유통DNA… 신세계, 완벽하게 준비된 기업"

신세계면세점 주요 내용

신세계백화점 본점 명품관


해외선 '단독건물 면세점' 필수 관광코스… 서울 도심에도 그런 곳 이제 나와야

그룹 모태 백화점 본점 명품관 탈바꿈… 프리미엄 전략으로 명동 쇼핑객 흡수


문화 관광까지 즐기는 공간 만들겠다


지난 1일 관세청의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 마감과 함께 출사표를 던진 쟁쟁한 기업들의 막판 수 싸움이 시작됐다. 면세점 대전을 진두지휘하며 필승을 다짐하는 주요 대기업의 CEO를 직접 만나 주요 전략을 들어본다.

"국내 면세점 시장은 올해 1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럴 때 더 많은 기업이 참여해 건전한 경쟁 레이스를 펼쳐야 시장이 건강하게 추가 성장할 수 있을 겁니다. 신세계는 면세점 시장 발전을 위한 경쟁에 참여할 '준비가 완벽하게 된' 기업입니다."


서울 한복판에서 유통업을 시작한 지 올해로 86년째.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은 물론 호텔, 식음료장까지 전국 곳곳에서 유통산업을 이끌고 있지만 아직 서울 시내면세점 만큼은 확보하지 못한 신세계가 이번에 단단히 벼르고 입찰 경쟁에 뛰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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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의 면세점사업 법인 신세계DF를 이끌고 있는 성영목(사진) 대표는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신세계의 '유통 DNA'를 강조하며 서울 시내면세점 진출의 당위성을 수차례 강조했다. 성 대표는 "적어도 향후 5년 간은 국내 면세점 시장이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며 "이런 전망에 따라 정부도 서울 시내에 면세점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서울 시내면세점의 경우 현재 외국인들의 면세 쇼핑 수요가 너무 많아 내국인들은 이용하기가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포화 상태"라며 "새로운 면세 사업자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시장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시장 참여자를 늘리는 건 바람직하지 않지만 시장 파이가 계속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참여자가 등장하면 시장 발전 속도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게 성 대표의 설명이다.

신세계DF는 새로운 면세 사업장의 최적 위치로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명품관을 꼽았다. 명동 상권의 쇼핑, 관광 수요를 흡수하는 동시에 남대문시장과 남산 일대로 관광객의 이동 반경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1930년 개점 이래 줄곧 그룹의 모태이자 상징인 본점 명품관을 통째로 면세점으로 바꾸는 건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그만큼 면세점 사업에 대한 신세계그룹의 의지가 강력하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신세계는 2012년 부산 파라다이스면세점을 인수한 이후 시내와 인터넷, 공항 등으로 면세점 사업의 영역을 넓혀 왔다. 올 하반기에는 세계적인 허브 공항 중 한 곳인 인천국제공항에도 입성한다.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권까지 따내면 국내에서 영위할 수 있는 면세점 형태는 모두 확보하게 된다. 명실공히 국내 대표 면세점 기업으로 인정받고 중장기 성장까지 추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눈 앞에 와 있는 셈이다. 성 대표는 "서울 시내 기존점들과는 '다른' 면세점을 만들 생각"이라며 "국내 면세점업계도 이제는 입지와 형태 면에서 다양성을 추구해야 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간 기존 면세점들이 대형버스로 이동하는 단체 관광객들 위주로 영업하는 동안 상대적으로 불편을 겪어온 개인 관광객의 편의성을 고려하고, 단순 면세 쇼핑 뿐만 아니라 문화 관광까지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일각에서는 신세계면세점의 입지를 두고 주차 공간이 부족한 게 아니냐고 지적하지만 최근 몇 년간 서울 시내 관광객 분석 자료를 보면 개인 관광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또한 해외의 경우 대도시 중심에는 주로 단독 건물 형태의 면세점이 관광객의 필수 방문 코스인 데 반해 서울엔 그런 면세점이 없다"고 말했다.

신세계DF는 외관은 물론 내관까지 고급스럽게 설계된 백화점 명품관을 면세점으로 이용함으로써 '프리미엄 면세점'을 지향하는 동시에 인근 SC은행 건물을 한류문화전시관, 상업사박물관, VIP라운지로 꾸미고 본관 야외 정원 갤러리까지 활용해 '문화면세점'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신세계그룹은 서울 시내면세점을 교두보로 삼아 글로벌 시장 플레이어로 성장한다는 큰 그림까지 그리고 있다. 성 대표는 "면세점 시장을 이끌어온 롯데와 신라의 해외 진출은 국가적 차원에서 자랑거리"라며 "신세계 역시 그간의 준비를 바탕으로 면세점 시장 발전에 참여하고 해외에도 진출해 국가 브랜드를 키우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사진=송은석기자


정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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