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서방메이저 러 유전개발 본격화

◎「외국인한도 확대」 호재로 “투자순풍”/더치쉘 등 빅3 현지사와 제휴 잇달아/러도 “에너지부문 비효율해결” 적극러시아 석유자원 개발을 위해 러시아 기업과 서방 석유메이저간의 결합이 본격화되고있다. 세계최대의 석유회사인 로열 더치·쉘사는 최근 러시아 최대에너지회사인 가즈프롬사와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고 내년중 10억달러를 투입, 전환사채 매입형식으로 이 회사에 투자키로 했다. 또 영국의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도 러시아의 4대 석유회사인 시단코사의 주식 10%를 5억7천1백만달러에 사들이기로 합의했다. BP는 1억7천2백만달러를 따로 투입, 시단코사가 경영하는 동시베리아 가스전의 주식도 일부 매입한다는 계획이다. 서방 석유메이저들은 과거에도 러시아 진출에 관심을 보였으나 번번히 실패로 끝났다. 러시아의 부존자원 채굴권을 따내는데만 급급, 러시아석유회사에게 지분을 나눠주는 것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러시아와 서방 메이저의 제휴는 유전을 직접 채굴하기 보다는 러시아 석유회사의 지분을 매입하는 형식이다. 에너지부문의 자본화정도가 낮아 이들 매장자원을 사들이는데 비용이 적게 드는 점을 알아차린 것이다. 예를 들어 BP가 갖고 있는 매장석유가격이 배럴당 12.71달러인데 반해 가스프롬은 불과 21센트에 불과하다. 여기에다 카스피해를 제외하고 30년전 알래스카와 북해유전이 발견된 이래 대규모 유전이 발견되지 않고있는 점도 메이저들이 러시아에 진출하고있는 배경이다. 러시아의 가스매장량은 세계최대이며 석유매장량도 6백억∼8백억달러에 달한다. 이같은 서방 메이저들의 전략은 이달초 옐친 러시아대통령이 현지석유기업에 대한 외국인투자한도를 15%로 확대하면서 순풍에 돛을 단 격이 됐다. 세계 빅3 메이저인 더치 쉘이나 BP는 러시아 시장에서 조연역할이라도 기꺼이 맡겠다며 러시아기업과 손을 덥석 잡았다. 러시아도 이번 제휴가 불리하다고 생각치 않는 분위기다. 서방 석유회사들의 도움을 받아 에너지부문의 엄청난 비효율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벌써부터 러시아 석유회사들이 서방 석유메이저와 동등한 파트너로 세계에너지시장에서 급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로열더치·셸 등에 한발 뒤진 엑손, 아마코등 다른 석유메이저들도 러시아 진출을 위한 파트너찾기를 서두르고있다. 이번 제휴의 목적은 러시아의 석유와 가스를 사려는 것만이 아니다. 내년에 추진될 예정인, 러시아의 마지막 국영 석유회사인 로스네프트사의 민영화작업에 참여하는 것이다. BP는 시단코의 동시베리아 가스전에서 가스를 채굴, 중국에 판매할 계획이다. 또 쉘은 유럽, 중국,한국, 일본등에 대한 러시아산 석유판매를 늘리는 한편 최근 가즈프롬이 프랑스의 토탈사와 함께 이란 유전개발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이란에서 터어키까지의 송유관건설 참여도 검토하고있다.<문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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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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