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기자의 눈] 새정연, 말로는 혁신 실제론 요직 고수


혁신을 부르짖는 새정치민주연합 내 일부 의원들이 당과 국회의 요직을 겹치기로 챙기고 있다. 기득권을 포기해야만 혁신이 가능하다는 말을 무색케 하는 모습이다. 당 안팎의 따가운 눈총에도 이들은 문제 될 것 없다는 반응이다.

2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새정연 의원 구성을 보면 절반 가량이 당이나 국회의 주요 자리를 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원장을 제외한 예결위원 중에 3선 의원은 새누리당이 26명 중 2명인데 비해 새정연은 22명 중 4명이다. 초·재선 의원 중에도 새정연은 지역이나 상임위에서 권한이 막강한 시도당위원장, 상임위 간사 등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예결위는 지역구 예산을 따내는 데 유리해 ‘인기 상임위’로 꼽혀 주로 초·재선 의원에게 배려 차원에서 기회를 주지만 새정연은 유독 거물급 의원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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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최고위원으로 3선인 주승용 의원을 비롯해 역시 3선인 강창일, 변재일 의원이 예결위에 속했다. 강 의원과 변 의원은 지역 내 영향력이 큰 제주도당위원장, 충북도당위원장을 각각 맡고 있다.

재선 의원 중에도 유성엽 의원은 전북도당위원장이고, 이인영 의원과 정성호 의원은 각각 환경노동위원회와 국토교통위원회의 야당 간사를 겸하는 중이다.

예결위가 아니어도 새정연 의원들은 주요 자리를 복수로 차지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윤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총선 공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조직본부장을 겸하고 있다. 정청래 의원도 안정행정위원회 간사를 맡은 상태에서 최고위원에 올랐지만 어느 하나 포기하지 않았다.

당이나 국회의 주요 자리를 맡으면 권한은 물론 활동비 명목으로 금전적 지원까지 받을 수 있다. 권한이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겹치기를 자제하는 분위기였지만 어느 시점부터 이런 것이 사라졌다. 새정연 내 한 중진 의원은 “언젠가부터 자기 계파를 우선 챙기다보니 벌어진 결과”라며 “나부터 희생한다는 각오로 특권을 내려놔야만 당의 혁신이 가능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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