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달러화 급등… 상품환차손 눈덩이/여행업계 환율 큰타격

◎일부사 앉아서 수억 손해 “부도사태 우려” 위기고조고환율추세가 계속되면서 가뜩이나 수지악화에 허덕이는 여행업계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이에따라 여행사들의 연쇄도산 등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여행사들이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과도한 광고와 저가상품 경쟁으로 경영이 악화된데다 최근 환율급등으로 막대한 환차손까지 고스란히 떠안아 연쇄 부도의 위기에 몰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이같은 현상은 여행객모집의 대부분을 광고에 의존하는 대형 송출업체들에서 두드러진다. 환차손으로 이익은 거의 포기하다시피 하면서도 엄청난 비용을 광고비로 쏟아부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찰을 돌려 당장 어음을 메워야 하는 현실적 필요때문에 뻔히 알면서도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한다. 지난 9월초 미화 1달러당 9백5∼9백6원에 불과하던 원화환율이 최근 9백75원선까지 치솟으면서 판매가의 10%정도인 여행사의 마진폭이 급격히 줄었다. 이로인한 여행사들의 환차손은 많게는 1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지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행사들에는 견디기 어려운 부담인 셈이다. 한주여행사의 유길준 전무(47)는 『여행사들은 대개 출발 1∼3개월전부터 상품판매에 들어가므로 환율 등의 변화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며 『최근의 환율상승으로 여행사들은 남는 것이 거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번 환율급등에 앞서 여행사의 부도로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은 사례는 벌써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 8월초 도산한 세진여행사. 국내에서 손꼽히는 대형여행사인 세진여행사의 부도로 여름휴가를 떠나려던 많은 여행객들의 발이 묶였다. 게다가 이들은 아직까지 환불조차 받지 못한 형편이다. 여행사가 부도를 낼 경우 소비자들의 피해구제는 거의 불가능하다. 반드시 부도가 아니더라도 여행사의 수지악화로 소비자들이 여행지에서 겪는 피해는 한두가지가 아니다. 대부분의 여행사들이 현지업체에 부담을 떠넘기기 때문이다. 이는 자연스레 과다한 쇼핑, 가이드의 팁 강요 등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허니문여행사 길기연 대표(38)는 『우리처럼 호텔 등을 직접 거래하는 여행사는 그나마 나은 형편이지만 현지업체들을 끼고 고객을 내보내는 곳은 피해가 더욱 막심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길대표는 『경기침체와 환율급등으로 해외 신혼여행객이 지난해에 비해 20%정도 줄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한편 여행업체들의 이같은 어려움을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배재항공여행사의 변대중 대표(35)는 『최근의 환율급등이 여행사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것은 사실이지만 상품의 질 보다는 싼 값으로 경쟁한 업계의 책임도 크다』며 『경제의 여타 분야와 마찬가지로 여행업계도 구조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이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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