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가 올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첫 메이저대회인 99 나비스코 다이나쇼어에서 대체로 안정된 플레이를 펼쳐 「부진 탈출」의 기대를 높였다.기대됐던 「톱10」 진입에는 아쉽게 또 실패했지만 2~3라운드에서 이틀 연속 60대의 스코어를 기록하며 자신감을 되찾는 모습이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들쭉날쭉하던 드라이버샷이 안정되고 퍼팅도 예전보다는 한결 나아져 팬들에게 희망을 안겨줬다.
박세리는 첫 날 1오버파로 예전의 플레이를 답습하는듯 했으나 큰 대회에 강한 선수답게 2~3라운드에 연속 3언더파 69타를 쳐 5위권에 들었고 결국 2언더파로 공동 13위를 차지했다.
일반대회가 아닌 메이저대회에서 공동 13위에 올랐고 3라운드 한 때 우승권에 근접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결과다.
박세리 스스로도 『퍼팅에서 경사를 잘못 읽어 몇차례 기회를 놓친게 아쉽지만 성적에 만족한다』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박은 『요즘들어 컨디션이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시즌 초반에는 정신적·육체적으로나 피로가 쌓여 있었지만 이제 몸과 마음이 모두 가벼워 퍼팅만 가다듬는다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박세리는 다음달 2일 열리는 롱 드럭스 챌린지에 참가하지 않고 3주간을 휴식키로 했는데 그중 1주일은 플로리다 올랜도에 있는 골프스쿨에서 퍼팅만 집중적으로 연습할 계획이다.
나비스코다이나쇼어대회를 계기로 박세리가 자신감을 회복했지만 높은 우승문턱을 넘기 위해서는 위기관리능력을 키워야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박세리는 이번 대회에서도 성적이 들쭉날쭉했는데 이는 기량탓이라기 보다는 경기운영능력이 미숙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압박감이 강하게 들면 여지없이 샷과 퍼팅이 흔들렸다. 우승에 대한 집념이 강해질수록 샷이 날카로워져 결국 「만년 준우승자」의 꼬리표를 떼낸 도티 페퍼나 「내 사전에 10위권밖은 없다」를 외치며 마지막날 보기없이 6언더파를 몰아쳐 결국 3위까지 뛰어 오른 캐리 웹의 노련미는 박세리가 반드시 배워야 할 점이다.
데뷔 2년째를 맞은 박세리가 이번 대회에서 얻은 자신감에 긴장을 이겨내는 위기관리능력을 보탠다면 올 시즌 선두대열에 다시 복귀하지 않을까 기대된다. 박세리는 3주동안 휴식을 취한뒤 다음달 24일 개막되는 99 칙필A채리티대회에 출전한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 아마골퍼 박지은은(20·애리조나주립대)은 2오버파 290타로 공동 39위를 기록했고 펄신은 합계 7오버파 295타로 공동 62위에 그쳤다.
우승상금 15만달러는 대회 최다언더파 기록을 세운 도티 페퍼(미국)에게 돌아갔다. 전날까지 13언더파를 기록했던 페퍼는 16번홀(파4)서 이글을 잡는 등 선전, 추격에 나선 멕 맬런(미국)을 제치고 19언더파 269타로 우승했다.【김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