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화이팅 중기] 한전금속

「부도회사를 직원들이 살렸다」경남 진해시 마천주물단지에 가면 「불사조」같은 한 중소기업을 만날 수 있다. 30년 가까이 주물생산의 한우물을 파온 한진금속. 이회사는 경영진의 방만한 경영때문에 97년12월24일 13억5,000만원의 부도를 내고 공중분해의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직원들이 갖은 노력끝에 회사를 인수, 오뚜기처럼 살아났다. 부도전 월 3억원정도의 매출이 지금은 월 5억원이상으로 늘어났다. 이미 내수물량만 50억원가량 수주했다. 또 거의 없던 수출물량도 급증, 400만달러 수출계약을 맺었다. 직원도 21명 더 채용했다.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두배 늘어난 100억~110억원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3월 직원들은 한진금속의 공장및 기계설비 경매에 참여, 경락을 받았다. 새로 한전금속(대표 김범석)으로 이름을 바꾸고 법인등기를 마쳤다. 부도전 회사는 96년 자기자본비율이 겨우 6.5%, 부채비율이 무려 1,400%에 이르던 부실기업이었다. 97년에는 그나마 있던 자기자본도 완전잠식됐다. 여기다 어음을 남발했고 46억원이 넘는 금융권부채가 숨통을 조이고 있었다. 한진금속은 처음부터 한계기업이 아니었다. 95년이전까지만 해도 「잘나가던 」 회사였다. 90년초 국내최초로 전량수입하던 원자력발전설비용 스타트프렌지를 개발하는등 기술력이 좋았다. 94년에는 36억원을 투자, 지금의 진해 마천공단으로 확장이전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LG기계, 한국중공업, 현대자동차등 대기업의 1차협력업체로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고 있다. 문제는 족벌경영이었다. 95년 대주주의 친족이 경영권을 잡은후 회사는 몰락의 길을 걸었다. 그동안 발행않던 어음을 마구잡이로 끊었다. 기술개발과 품질관리를 게을리, 난이도가 높은 제품대신 쉬운 제품만 생산했다. 이런 제품일수록 마진이 박했다. 결국 방만한 경영은 한진금속을 벼랑끝으로 몰았고 국제통화기금(IMF)한파가 밀어닥치자 부도가 났다. 전 경영진은 잠적해버렸다. 애꿎은 직원들만 대책없이 남겨졌다. 이때부터 직원들은 金사장을 중심으로 회사살리기에 나섰다. 金사장은 채권단을 찾아다니며 설득했다. 월급이 3~6개월이상 밀리고 회사의 앞날이 불투명해지자 70여명의 직원들도 크게 동요했다. 특히 지난해 2월 당시 노조위원장은 독단적으로 공장과 기계설비를 7,000만원에 팔아버리는 가계약을 해버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金사장은 직원들과 난상토론끝에 노조해체 결의를 이끌어내고 위약금을 물고 계약을 무효화했다. 이후 직원들은 주머니를 털어 2억원을 모아 출자, 운전자금에 보탰다. 金사장과 직원들의 판단은 옳았다. 회사인수 이후 경영은 정상화됐다. 밀린 임금도 다 지급했다. 매출은 두배로 늘었다. 특히 수출주문이 쇄도했다. 지난해 어려움속에서도 미국선급협회로부터 ISO9002인증도 땄다. 金사장은 『한전금속의 재기는 투명한 경영과 기술개발, 품질관리라는 교과서적인 원칙을 지킨 결과일 뿐』이라며 『추가 시설투자가 필요한데 신설법인인 까닭에 신용보증서 끊기가 어려운 것이 유일한 애로』라고 털어놨다. 0553-541-0320~5 【김해=이규진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