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최태원 회장의 사면·복권을 계기로 앞으로 2∼3년 안에 최소 5조원 규모의 추가 투자에 나선다.
SK하이닉스가 청주공장의 차세대 메모리(낸드플래시) 사업과 이천 파운드리(주문형 반도체) 등 비메모리에 앞으로 2∼3년간 통상 투자 부문(5조원 안팎) 외에 2조∼3조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단행하고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은 최 회장이 구속 전 열정을 갖고 추진했던 사우디아라비아 공장과 북미 석유개발 사업에 수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SK 사장단은 최 회장의 특별사면이 발표된 직후인 13일 낮 긴급 회동해 임시 수펙스(SUPEX)협의회를 소집하고 투자확대 등 후속방안을 논의했다.
SK그룹은 최 회장의 부재시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일종의 최종 의사결정기구로 운영해왔다.
SK그룹 고위관계자는 "20여명의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수펙스협의회 위원장들이 서울 서린동 SK 본사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했다"며 "이번 사면의 취지를 공유하고 앞으로 기업활동에 박차를 가하자는 취지에서 모인 것"이라고 밝혔다.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주재로 열린 이날 회의에서는 SK하이닉스의 차세대 메모리 투자와 SK이노베이션의 북미 석유개발(E&P) 사업 확대, SK종합화학의 사우디아라비아 사빅과의 합작공장 건립 등 각사별 주요 투자계획을 확대하는 한편 신규 투자 일정 등에 대한 집중적인 협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SK주식회사의 정보통신기술(ICT) 부문 성장전략, SK텔레콤의 대전과 세종 창조경제센터 지원 확대 등에 관한 논의도 진행됐다. 그룹 관계자들에 따르면 앞으로 2∼3년간 추가 투자규모는 최소 5조원에서 상황에 따라 7조원을 넘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참석자들은 특별사면 발표 당일 열린 최고회의인 만큼 그룹의 주요 사업을 신속히 진척시키고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확대하는 데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건설업계는 정부의 특별사면 조치에 화답하는 차원에서 '사회공헌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건설업계가 사회 환원을 위해 사회공헌기금을 조성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70여개 건설사들과 기금 참여 여부, 기금 규모나 활용방법 등을 논의하고 있다"며 "특별사면의 취지가 퇴색되지 않도록 최대한 빨리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도 "기부나 탁아소나 복지시설 지원 등 공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