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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잘 팔린다지만… 중대형은 여전히 찬바람

용인·수원 등 수도권 대단지 중소형 선호 탓 빈집 줄지않아

메이저 브랜드 아파트도 고전

경기도 용인시 성복동 일대 전경. 최근 미분양 판매에 속도가 붙고 있지만 여전히 일부 단지들은 준공 후 몇 년이 지나도 주인을 찾지 못하는 등 개별 단지별로는 온도차가 확연하다. /서울경제DB


전국의 미분양 주택이 눈에 띄는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수도권 일대에서 중대형 위주로 구성된 단지들은 좀처럼 물량을 해소하지 못한 채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일부 단지는 최근 입주가 이뤄졌음에도 1,300가구 가까운 물량 중 단 200가구 정도만 주인을 찾았을 뿐 대부분 빈집으로 방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미분양 해소에도 지역 간, 중소·중대형 간 온도 차가 더 커지는 추세여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주택시장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0일 국토교통부와 경기도 등이 말한 바로는 용인·수원 등 수도권 일대에서 이미 입주가 이뤄진 상당수 아파트가 불 꺼진 채 미분양으로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도 관계자는 "매월 미분양 현황을 집계해 보면 인기·비인기 단지 간 온도 차가 확연하게 눈에 띄는 추세"라며 "입주가 시작된 지 4~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텅텅 비어 있는 아파트들이 수두룩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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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가장 심각한 타격을 받으면서 '미분양 무덤'으로 불리는 용인시 일대가 대표적이다. 두산중공업이 지난 2011년 처인구 삼가동에 공급한 '행정타운 위브1~3단지'는 총 1,293가구의 대단지임에도 현재 전체의 85%에 달하는 1,107가구(이하 2월 말 기준)가 미분양 상태다. 이 중 199가구인 1단지는 단 한 채도 팔리지 않았으며 3단지 470가구도 3채만 매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회사 측은 현재 미분양 물량을 전세로 전환해 세입자들을 모집 중이다.

현대건설·GS건설 등 굵직한 메이저 브랜드 아파트도 예외는 아니다. 현대건설이 2008년 분양한 '용인 성복 힐스테이트1~3차'는 입주를 시작한 지 4년이 넘었지만 833가구가 미분양분으로 남아 있다. GS건설이 공급한 '성복자이1~2차'역시 입주 4~5년차를 맞았지만 1,502가구 중 3분의1이 넘는 584가구가 미분양분으로 신고돼 있다.

용인 외에도 미분양 물량이 적체된 단지들이 수도권 곳곳에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산업개발이 2009년 말 수원 권선동에서 분양한 '아이파크시티 2·4차'는 2월 말 기준 321가구의 미분양이 남아있다. 내년 8월 입주 예정인 '아이파크시티 5·6차' 역시 266가구가 아직 주인을 찾지 못한 상태다.

건설사들이 최근 미분양 해소를 위해 '반값 할인' 등 파격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입주자를 모두 채우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소형 선호가 뚜렷해진 상황에서 기존 중대형 미분양에 관심을 두는 수요자가 한정적이기 때문이라는 이유다. 특히 중대형 아파트의 경우 기존 집값이 여전히 약세를 보이고 있어 당분간 분위기 반전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이미 소비자들 사이에 분양 중인 단지에 대한 평가가 이뤄진 상태여서 특단의 판촉 방안 없이는 기존 미분양이 해소되기 쉽지 않아 보인다"며 "올해 강남 재건축과 위례신도시 등 알짜분양이 대기 중이라는 점도 기존 미분양 해소에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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