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전력대란과 똑똑한 소비


지난달 대규모 정전사태로 전국이 어둠에 잠겼다. 아차 했으면 전국이 블랙아웃(black out∙대규모 동시 정전)이 될 수도 있었던 심각한 국가적 위기였다. 이는 전국민이 에너지 수급에 대한 국가적 위기상황을 직접 확인하는 단초가 됐다.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사태가 서막에 불과하며 계속되는 전력난에서 벗어나기 위한 해법으로 전기요금 현실화를 주장하고 있다. 전기요금이 원가보다 저렴하게 책정되면서 전기 소비량이 급증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기요금 현실화는 물가를 자극하고 서민 가계에 부담을 주므로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고효율∙절전형 조명 활용 늘려야 그렇다면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앞으로 다가올 겨울철 전력대란에 대비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전국민적 에너지 절약 실천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국민들의 일상생활 속 에너지 절약 실천은 아직까지도 미진하다는 느낌이다. 사고 다음날인 16일에도 우리나라 전력 사용량은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더 늘어나 하마터면 전날의 전력대란이 재현될 수도 있었다고 하니 말이다. 이제 에너지를 쉽게 마구 쓰던 시절은 지나갔다. 이 현실을 국민 모두가 직시하고 한정된 공급능력에 맞게 수요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에너지 절약 실천을 현실화하기 위해 경계해야 할 에너지 소비패턴을 바로 알고 행동에 옮겨 보도록 하자. 첫째, 필요 이상의 전기를 남용하는 에너지의 무분별한 다소비 현상이다. 무분별한 다소비 현상은 귀찮고 불편하다는 인식에서 벗어나 조금의 관심만 기울이면 쉽게 해결이 가능하다. 예를 들면 사용하지 않는 전자제품의 플러그를 뽑아 놓거나 외출시 소등하는 것을 습관화하는 것이다. 특히 겨울철 과다하게 사용하고 있는 전기장판의 세기를 강에서 중으로만 낮춰도 가구당 월간 전력감축량이 46.5kWh, 월간 절약액이 5,533원이나 된다고 하니 일거양득(一擧兩得)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둘째, 에너지 절약 실천을 위해서는 비효율적인 에너지 사용을 경계해야 한다. 보다 적은 전력으로 같은 기능을 할 수 있는 제품이 있음에도 정보부족 또는 필요성을 절감하지 못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다. 이를 해결하려면 고효율∙절전형 제품 사용이 보다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다행인 점은 이번 정전사태로 인해 비효율적인 에너지 사용을 지양하고자 고효율 제품 사용을 권장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24시간 전기 사용률이 높은 우리나라의 특성상 형광등이나 백열전구보다 수명이 길고 절전효과가 뛰어난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사용이 대표적인 예다. 전통 광원을 LED로 교체했을 경우 연간 80% 이상의 소비전력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에 최근 새로 신축하는 아파트 단지 중 상당수가 외관 디자인 혹은 지하주차장을 중심으로 LED 조명 적용범위를 늘려가는 추세다. 그 뿐만 아니라 정부에서도 똑똑한 에너지 소비를 위해 고효율 기기 사용을 권장하던 것에서 벗어나 의무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국가적으로 에너지 효율 향상폭을 점차 넓혀나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정부도 고효율기기 의무화 검토 올여름 전력난은 한고비를 넘겼지만 겨울이 더 문제라고 한다. 지난해와 같은 한파가 또다시 몰아친다면 이번 정전사태와 비견할 수 없는 엄청난 전력대란에 처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제5의 에너지라 불리는 에너지 절약의 중요성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이제는 무분별한 에너지 과다사용 문화에서 벗어나 작게는 가정경제를 돕고 크게는 국가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도록 에너지 절약에 대한 적극적인 실천이 촉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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