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北 현대 금강산 독점권 취소] 충격속 묘책없어… '발동동'

■ 현대아산은…<br>"철회돼야" 기본 입장만 밝힌 채<br>北 추가 조치·정부 대책에 촉각


북한이 현대그룹의 금강산 관광사업 독점권의 효력을 일방 취소한 데 대해 충격에 휩싸인 현대아산은 "우리로서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마땅한 후속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 3년간의 사업 중단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고 있는 현대아산은 "북한의 이번 조치는 철회돼야 한다"는 기본입장만 밝힌 채 북한의 추가 조치와 정부 차원의 대책을 기다리며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의 발표를 통해 금강산 관광사업 독점권 효력 취소라는 통보가 전해지자 현대아산의 임직원들이 지난 9일 대거 출근한 데 이어 일요일인 10일에도 각 부서별로 한둘이 나와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대아산의 한 관계자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제한적"이라며 "현재로서는 당국과 협의해 북한과 접촉해보겠다는 얘기밖에 할 수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현대아산은 지난 수년간 관광 재개를 위한 숱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갈등이 여기까지 치달은 데 대해 더욱 개탄하고 있다. 실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고(故) 박왕자씨 피격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후 이를 재개하기 위해 2009년 8월과 11월 금강산과 평양을 잇따라 방문하며 8.17 합의를 이끌어내는 등의 대북활동을 펼쳤다. 같은 해 12월에는 한국 정부에도 남북관계의 조속한 정상화를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현 회장은 그로부터 2년이 흐른 지난해 11월에는 금강산관광 12주년을 맞아 "이제는 금강산 관광을 재개할 시점이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대그룹 일각에서는 북한의 일방적인 통보에 불만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흘러나온다. 한 관계자는 "금강산 관광 사업권은 현대아산이 1998년 이전부터 노력해 정당하게 북한에서 받은 건데 서로의 합의조차 없이 하나하나 (효력이) 없어져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오히려 중국 쪽으로 관광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이번 조치를 취한 북한의 진의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로서는 북한의 속셈이 경제적 목적이 아니냐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북한에서 현대 쪽의 독점권을 회수하고 해외 사업자를 물색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는데 이는 단지 현대아산의 독점권을 회수하겠다는 차원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며 "현대아산의 금강산 사업이 3년 여간 중단된 상황에서 다른 해외 업체를 통해 관광객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볼 때 경제적인 이유가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 북한은 지난해에도 중국 업체를 통해 수차례 금강산 관광을 진행했다. 지난 3년 여간 금강산 관광 중단으로 현대아산의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 중단 이후 현대아산이 3월까지 입은 총 손실액은 3,573여억원에 달한다. 이와 별도로 숙박업체와 식음업체 등 협력업체의 누적손실액도 1,356여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현대아산 측은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북한의 금강산 관광사업 독점권 효력 취소로 현대아산 회사 차원의 손실뿐 아니라 국익 저해를 우려하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과 북한 사이에는 한국이 원자재를 지원하고 북한이 광산 채굴권 등을 주는 등 서로 도움이 되는 합의서가 상당수 있다"며 "하지만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다 지켜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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