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미 정상회담] 전작권 전환 연기 합의 … 오늘 한미연합사 첫 공동 방문

북핵 용납못해 … 새로운 도발땐 새로운 국제압박

비핵화 위한 중국의 적극적 중재 역할 강조도

한국형MD 구축해 美와 협력체제 강화 의견모아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5일 정상회담 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강행하거나 무력도발에 나설 경우 국제사회와 공동으로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특히 양국 정상은 한반도 정세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점을 고려해 내년 말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시기를 재검토하기로 합의했다. 사실상 연기에 뜻을 모은 것으로 해석된다. 또 한국은 미국이 추진하는 미사일방어체제(MD)에 참가하지 않고 대신 독자적인 미사일방어체제(KAMD)를 구축해 양국 간 운용 효율성을 높이기로 의견을 같이했다.

대북 억지력


양국 정상은 북한 핵에 대해서는 불관용·불용인 원칙을 재확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에 대해 우리는 잘 대처할 것이고 핵을 가진 북한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핵 위협은 북한에 아무것도 가져다주지 않고 오히려 고립을 안겨줄 것"이라고 강한 톤으로 경고했다.

박 대통령도 "북한의 새로운 형태의 도발은 새로운 강도의 국제적 압박을 가져올 것"이라며 "북한이 최근 핵실험 가능성까지 공공연하게 언급하면서 추가 도발 위협을 하는 위중한 상황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은 북한의 도발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무엇보다 북한의 위협에 맞서는 한미연합 방위력이 공고하며 앞으로 더욱 제고될 것"이라며 "내일(26일) 저희 두 정상은 한미연합사 창설 이래 최초로 한미 연합사를 함께 방문해 한미동맹의 억지력을 직접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한반도에 지속 가능한 평화와 통일 기반을 마련하고 새 한반도 건설 노력도 함께하기로 했고 이를 위해서는 우선 북한 비핵화의 진전이 관건"이라며 "두 정상은 북핵 능력 고도화가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는 데 우려를 함께하고 시급성을 갖고 북한 비핵화를 진전시키기로 했다"고 말했다.

양국 정상은 북한 핵실험은 일본의 핵무장을 초래하고 중국 군사대국화를 유발하는 등 동아시아 지역에 '군비경쟁 도미노' 현상을 초래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절대 용인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했다.

양국 정상은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에 대해서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이 북한에 압력을 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그것은 중국의 안보와 국익이 걸린 일"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동북아 군비경쟁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중국의 군사대국화에는 반대 입장을 표명했지만 북한 비핵화를 위해서는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작권 전환

양국 정상은 급박하게 돌아가는 북핵 이슈와 한반도 정세를 감안해 내년 말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일정을 사실상 연기했다.


박 대통령은 "저와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고조되고 있는 안보환경을 고려해 현재 2015년으로 돼 있는 전작권 전환시기와 조건을 재검토해나갈 수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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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대통령도 "전작권 전환시기를 재검토하기로 합의했다"면서 "한미 동맹은 우리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완전히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확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 양국은 이달 중순 당국 간 협의를 통해 전작권 전환을 재연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실무협의를 진행했는데 양국 정상이 재검토를 언급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

양국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지난 2007년 2월 국방장관 회담을 통해 2012년 4월17일자로 전작권을 전환하는 데 합의했다가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 6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2015년 12월1일로 연기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양국 간 미사일방어체제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의견접견을 보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늘 우리는 한미동맹을 현대화하면서 미사일 방어시스템의 상호 운용성을 개선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양국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보다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역량도 강화해나가기로 했다"며 "한국형 미사일방어체제를 독자적인 시스템으로 발전시켜나가되 한미 간 상호 운용성을 증대시켜 효율적인 운용이 확보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MD에 대해서는 한국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힘들지만 한국형 KAMD를 더욱 강화하고 미국과 협력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한미FTA와 TPP

한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원활한 이행을 통해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고 있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를 본격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박 대통령은 "저와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 FTA에 이어 향후 TPP를 통해서도 양국 간 더 광범위한 협력이 가능할 것이라는 데 공감하고 우리나라의 TPP 참여문제와 관련해 긴밀히 협의해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우리는 한미 FTA를 어떻게 하면 완전히 시행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논의를 했다"며 "이것은 TPP의 높은 수준을 충족시키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 크림 합병

오바마 대통령은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에 대해 "우크라이나 문제는 유럽지도자들과 함께 계속 협의 중에 있다"며 "특히 미국을 비롯해 유럽·캐나다 등 전세계 국가들이 러시아의 크림반도 점령에 대해 규탄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동시에 외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길도 열어놓고 있다"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해 계속해서 군사적 개입을 한다면 산업 분야별 제재 조치 등을 통해 더 큰 대가를 치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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