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 자동차 철강 태풍 조선 종합상사 미풍/기계성장률 하향조정 기업 설비투자 급랭/자동내수 최고 11% 감소·해외투자 타격심각/섬유원화가치 하락영향·설비증설 물거품/철강차 등 관련산업 위축·공급과잉 불가피/석유화학·정유고금리·자금난 심화 석유제품 소비격감/정보통신초고속 통신망 유보·공공기관 발주 감소/반도체·가전자금조달 끝내고 해외공장 건설 순조/조선환율급등 환차익·해외수주는 급제동/종합상사수출확대 최대호기·선박 등 경쟁력 회복국제통화기금(IMF)의 자금지원은 국내 산업계 전체에 큰 파장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IMF는 자금지원의 조건으로 「긴축」과 「억제」를 내세우고 있어 기업들은 국내외 투자, 판매 등 경영전반에서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업종별 파장을 종합 점검해 본다.<편집자주>
◎영향 큰 산업
◇기계=악영향이 예상되는 대표적인 산업이다. 통산부는 IMF와의 협상에 따라 성장률목표가 하향조정되면서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크게 위축, 내년의 기계류생산이 제로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내수경기를 더욱 위축시키면서 설비투자는 물론 신규투자를 축소하고 있어 신수요 창출을 기대할 수 없어 업계는 침체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최후의 보루인 수출에 희망을 걸고 있지만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주력시장인 동남아지역의 외환위기로 설비투자가 크게 줄어든데다 중국특수도 기대만큼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업계는 구조조정을 강도높게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자동차=업계는 내년도 내수가 올해보다 5.2%에서 많게는 11%의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보고있다. 수출은 환율급등에 따라 올해보다 12% 가량의 증가율을 보일 전망. 이에따라 총생산 규모는 2백97만대3백3만대 수준에 머물 것을 전망되고 있다. IMF체제가 등장하기 전에 업계는 3백15만대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는 IMF 체제가 초래할 위기상황은 이같은 생산, 판매부진뿐 아니라 기아자동차의 공기업화 방침은 수정가능성이 높아져 3자인수 공방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으며, 대규모 설비확충·삼성의 신규참여에 따라 공급과잉 억제책도 예상하고 있다. 해외투자도 큰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해외자금조달 차질로 추진중이거나 계획단계에 있는 대규모 해외투자에 심각한 타격도 예상되고 있다.
◇섬유=생산액이 29조9천억원으로, 올해보다 8.3%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동안 화섬업체를 중심으로 한 설비증설 계획에 브레이크가 걸리고 있다. 환율상승으로 설비도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고, 내수시장 마저 침체될 것으로 보고 투자가 얼어붙고 있다. 효성T&C는 내년에 계획했던 나이론설비 증설계획을 무기 연기했고, 한국합섬도 올해 미국에 세우기로한 폴리에스터 원사공장 계획에 진척이 없는 상태다.
◇철강=생산 예측량이 당초 4천9백59만톤에서 4천8백20만톤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조선 등 관련산업의 위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현대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일관제철소 건립의 향방. IMF측이 수익성을 전제로 한 투자를 중시하는 데다 그동안 현대의 제철업 진출문제가 공급과잉, 중복투자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어 부정적인 견해도 많다.
▲석유화학·정유=유화업계는 투자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고있다. 대표적인 장치산업인 유화는 설비투자가 매년 지속적으로 일어나지만 20% 이상의 고금리와 자금부족이 심화되는 IMF체제에서는 금리부담을 이기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따라 이미 주요업체들은 내년 경영계획에서 투자를 전면축소, 설비의 유지·보수를 위한 최소한에서 그치기로 했다.
전형적인 내수업종인 정유는 초긴축 정책으로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인 경기위축으로 석유제품의 소비가 줄어들 것이기 때문. 또 대형 수요처인 기업들이 대대적인 비용절감에 나서고, 자동차운행이 줄어들면서 소비도 크게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보통신=투자축소와 전략수정이 불가피하다. 대표적인 대형 국책사업인 초고속국가망 사업이 유보되거나 일정이 연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사업은 오는 2010년까지 32조원의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데 긴축재정으로 수정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컴퓨터는 홈시장의 구매력 감소와 기업 및 정부의 투자억제로 사상 최악의 불황이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컴퓨터업체 및 용산전자상가를 중심으로 한 조립PC업체의 부도 사태 등이 우려되고 있다. 시스템통합(SI) 업계도 결정적인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고있다. 정부와 재계의 초긴축 재정과 구조조정 때문. 무엇보다 정부의 초긴축재정으로 공공기관이 발주키로 했던 대형 프로젝트가 취소될 가능성이 높고, 주요 SI업체의 주수입원인 그룹 계열사도 정보기술(IT)에 대한 투자를 대폭 줄일 방침으로 있다.
▷영향 적은 산업◁
◇반도체·가전=통산부는 반도체의 경우 내년 생산규모가 당초 예상했던 2백25억달러에 못미치는 2백23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전은 당초의 1백3억달러보다 2억달러 줄어든 1백1억달러로 예상했다.
삼성·현대·LG반도체의 경우 이미 자금조달을 마치고 해외공장 건설을 마무리하는 단계에 있다. 그러나 세대교체가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산업의 속성상 2000년대 초반부터는 투자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신규참여를 선언한 동부의 경우 금융권과 차입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여의치 않아 투자가 본격화되는 내년 하반기부터 차질을 빚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있다. 가전업계는 내수부진으로 투자보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있다. 업계는 중저가 절약형 제품개발, 모델수 단순화와 함께 부진사업철수 등 구조조정을 가속화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조선=큰 악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환율이 급등해 환차익도 기대된다. 문제는 IMF가 국적취득조건부나용선(BBCHP) 금융규모 축소, 수출입은행 연불수출금융 축소 등을 요구할 가능성. 전체 수주물량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BBCHP를 축소하면 일감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 확실하며 수출입은행의 연불수출금융이 축소될 경우 해외수주도 급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또 IMF의 핵심국가인 미국·일본등 선진국들이 국내조선설비 확장에 대해 국제협력개발기구(OECD)를 통해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해 왔기 때문에 IMF의 구조조정 요구를 배제하지 못하고 있다.
▲종합상사=수출확대를 위한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가 크다.
이같은 판단은 원화가치 하락으로 가격경쟁력이 높아져 수출채산성을 확보하는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 업계는 특히 통신기기, 선박, 철강, 선박, 석유화학등의 품목은 일본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선진국시장에서의 경쟁력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모처럼 찾아온 기회요인들이 수출확대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IMF 자금지원으로 협력업체의 자금난이 심화돼 도산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 국가신인도 추락으로 인한 해외자금조달길이 막혀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해외사업도 당분간은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산업1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