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날개 펴는 아웃도어 2세 경영

창업주 사업에 애착 강해 가업승계 선호<br>영원무역·블랙야크·K2·세정·형지 등 2세<br>해외마케팅·신규브랜드 발굴 활발한 행보

강준석 블랙야크 마케팅 차장

정영훈 K2코리아 대표

박이라 세정과미래 대표

패션업계의 성장을 이끌고 있는 아웃도어 분야에서 '2세 경영인'의 활약이 주목을 끌고있다.

특히 대기업 계열사를 제외한 대다수 패션기업들은 동대문 등지에서 사업을 시작한 창업주가 회사에 대한 애착이 남달라 전문 경영인보다는 어린 시절부터 관련 산업을 보고 들으면서 자란 자녀들을 선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노스페이스 브랜드를 보유한 영원무역홀딩스는 성기학 회장이 거위 오리털을 수입해 팔면서 아웃도어 업계와 인연을 맺었다. 성 회장은 슬하에 3녀를 두고 있는데 장녀 시은 씨는 영원무역그룹의 지배구조상 최상단에 위치한 와이엠에스에이(YMSA)의 이사직을 맡고 있다. YMSA는 연매출이 300억원대에 불과하지만 수년 전부터 꾸준히 지분을 사 모으거나 유상증자 등의 과정을 거쳐 지난해 결국 연매출 1조 4,000억원대인 영원무역홀딩스를 실질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위치에 올랐다. 이로써 YMSA와 영원무역홀딩스, 영원아웃도어(구 골드윈코리아) 순으로 내려오는 지배구조가 확고해지면서 세간에서는 시은 씨가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주목받고 있다.

차녀인 래은 씨도 경영에 관여하고 있다. 지난 2007년 영원무역홀딩스 사내이사로 선임된 그는 전 세계 유수의 아웃도어의류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제조하는 영원무역 이사도 겸하고 있다. 삼녀 가은 씨는 노스페이스를 보유한 영원아웃도어에서 마케팅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블랙야크는 최근 들어 1남 1녀인 2세의 거침없는 행보가 눈길을 끈다. 강태선 회장의 아들인 준석씨(사진)는 블랙야크에서 글로벌 마케팅팀 차장으로 재직 중으로 아버지를 도와 글로벌 마케팅 및 신규 브랜드 발굴에 힘을 쏟고 있다. 매장 근무부터 시작해 차근차근 승진하고 있는 준석씨는 올해 동진레저와 블랙야크의 창립 40주년을 기념해 발간한 사사에 등장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블랙야크 안팎에서는 그가 내년께 신규 브랜드를 중심으로 해외 해외 시장을 공략할 때 경영 전면에 나설 것으로 보고있다. 그 동안 언론보도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딸 주연 씨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현재 계열사인 아우트로 경영에서 손을 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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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2를 이끌고 있는 정영훈 K2코리아 대표(사진)는 2세 경영인으로서 이미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1972년 회사를 세운 부친 고 정동남 회장이 불의의 사고를 당하면서 2002년 경영을 책임지게 된 정 대표는 2세 경영 이후 급성장했다. 최근에는 젊은 층을 공략한 제2의 브랜드 '아이더'를 내세워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센터폴과 피버그린 등의 브랜드로 아웃도어 시장에 도전장을 낸 세정그룹은 박순호 회장의 막내딸이자 계열사 세정과미래 대표인 이라씨(사진)는 남편인 김경무 상무(웰메이드 사업본부장)와 함께 신규사업인 웰메이드 론칭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 김 상무는 웰메이드를 시작하기에 앞서 해외시장을 직접 살펴보면서 청사진을 그리는 등 장인을 대신해 그룹의 사활을 건 사업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노스케이프, 와일드로즈 등의 아웃도어 브랜드를 운영하는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의 딸 혜원 씨는 현재 형지의 경영기획실 이사로 일하고 있다. 최 회장의 아들은 계열사인 우성I&C에서 과장급으로 일하며 실무를 배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대개 수십 년 전 창업주가 꾸린 소규모 기업이 모태여서 기업의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기보다는 가업 승계를 선호한다"며 "최근 MBK파트너스와 손잡으며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선언한 네파는 이례적인 케이스"라고 설명했다.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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