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원전 준공 지연… 내년 여름 최악 전력난 우려

신고리 3·4호기 부품 교체 결정<br>최소 140만kW 공급 차질

내년 8~9월 완공 예정이었던 신고리원전 3ㆍ4호기의 제어케이블 교체로 내년 여름 전력수급에도 큰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수력원자력은 16일 오후 긴급 브리핑을 갖고 "새한TEP의 시험성적서 위조에 따라 재시험을 추진 중이던 신고리 3ㆍ4호기 JS전선 케이블의 재시험이 실패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최소 140만kW 이상의 전력공급이 모자라게 된다.


전력 당국은 애초 신고리원전 3호기는 내년 8월, 4호기는 한 달 뒤인 9월 각각 준공해 전력 계통에 병입할 예정이었다. 특히 3호기의 경우 내년 3월 설비공사를 마무리하고 6개월간의 시운전을 거쳐 내년 여름철 전력난에 대비한다는 목표로 작업이 진행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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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소 6개월 이상, 길게는 1년 이상 소요되는 제어케이블 교체가 결정되면서 당장 내년 여름은 물론 겨울철 전력수급에 큰 어려움이 닥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내년 여름 (전력수급 상황이) 녹록지 않다"고 우려를 표한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다.

산업부가 올 초 발표한 제6차 전력수급계획에 따르면 내년 여름철 설비용량은 8,699만kW, 최대전력수요는 8,032만kW로 예비력이 667만kW가량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서 신고리 3호기 140만kW를 빼면 예비력이 527만kW까지 떨어진다. 전력 당국이 전력수급의 마지막 방어선으로 여기는 500만kW가 위협 받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6차 전력수급계획상으로는 내년 겨울 신고리 3ㆍ4호기가 빠지더라도 설비용량 9,139만kW, 최대전력수요 8,096만kW로 예비력이 1,000만KW를 웃돈다. 하지만 공사가 예정대로 순조롭게 진행된다고 장담할 수 없을뿐더러 일부 발전소는 예방정비로 빠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공급력이 충분하다고 볼 수 없다. 여기에 최근 2년간 겨울의 전력수요가 여름철 수요를 초과하는 '역전현상'이 나타난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전력 당국의 한 관계자는 "현 상황으로는 신고리 3ㆍ4호기를 빼고 내년 여름과 겨울철 전력수급 계획을 다시 짜야 할 것 같다"며 "국민ㆍ산업계의 절전에 기대는 상황이 오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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