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 후보가 손학규 민주통합당 전 대표 만남 이후 문재인 민주당 대선 후보를 지원하는 쪽으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안 전 후보는 ‘정권 교체’에 명분을 두고 문 후보와 공조를 취할 것으로 관측된다. 민주당은 안 전 후보 복귀가 임박하자 추가 정당 쇄신안을 준비하며 그를 맞이하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대선후보 전격 사퇴 후 사흘 째인 지난 26일 저녁 서울 모처에서 손 전 대표를 만난 안 전 후보의 행보는 매우 이례적이어서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됐다.
안 전 후보가 ‘지방에 머물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고 알려진 것과 달리 사퇴 후 비교적 이른 시기에 그것도 대표적 비문 주자인 손 전 대표를 극비리에 만나 둘 사이에 ‘무슨 대화가 오갔는가’를 두고 갖가지 얘기들이 나왔다. 손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나도 (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속이 많이 상했었지만 정권교체가 중요하기 때문에 같이 나서야 한다”는 취지의 얘기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 전 대표는 안 전 후보와 회동 후 문 후보와도 만나 40분 가량 얘기를 나눴고, 다음날인 27일(공식 선거운동 첫날) 광화문 유세를 시작으로 문 후보 지원에 나섰다.
손 전 대표가 안 전 후보와 문 후보간 메신저 역할을 한 셈이어서 안 전 후보가 정권교체를 필두로 선거전에 적극 나설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안 전 후보는 대선 후보 TV토론회 전날인 다음달 3일 해단식을 열고 자신의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예정이다. 안 전 후보가 ‘정권교체’에 포커스를 두는 행보는 대선 후 그의 입지를 어떻게 정할 지와도 관련이 있다. 문 후보와 일정 거리를 두면서도 대선 후 독자 세력화를 모색하는 발판을 마련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대표적 비노 주자인 손 전 대표와 연대 내지는 세력 통합 등을 꾀할 수 있다. 둘의 만남에서 이 같은 얘기들이 오갔을 가능성이 없지 않지만 양측은 “정치적인 얘기는 없었다”고 부인하고 있다.
민주당은 안 전 후보의 컴백에 맞춰 다음달 3일 내지는 4일께 정당혁신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안철수 캠프가 있던 공평 빌딩엔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 등 안 전 후보측 핵심 관계자 10여명이 모여 약 1시간 가량 해단식 방식 등을 논의했다. 안 전 후보의 향후 계획 등을 묻는 질문엔 “해단식을 어떻게 치를 지만 논의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