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초고층 빌딩/아시아 국가별 건축현황

◎‘아시아 바벨탑’ 불꽃경쟁/각국 국가이미지 고양·경제적 권위의식 작용아시아 각국의 하늘을 향한 건축적 도전은 한마디로 뜨거운 불꽃경쟁이다. 누가 얼마나 더 높이 올리느냐가 국가의 명운이라도 걸린 것처럼 치열하다.특히 이같은 움직임은 신흥경제발전국가들을 중심으로 더욱 강하게 이뤄지고 있다. 초고층빌딩 건설을 통한 국가적 이미지 고양과 경제적 권위를 인정받고자하는 측면이 강하게 작용하면서 가속화하고 있다. 아시아 일부국가들의 이런 초고층빌딩 건설 붐은 미국·유럽등 선진국 초고층 설계업체와 시공업체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황금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 대형건설업체 역시 이같은 열기의 수혜자이기도 하다. 그러나 설계분야의 경우 초고층 설계를 해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시장진출이 어려운 실정이다. 아시아 각국의 현황과 특징을 살펴본다. ▷말레이시아◁ 제3세계 리더이며 경제수상 마하티르의 리더십아래 무서운 속도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말레이시아는 초고층빌딩 건축에 있어서도 강한 집념을 보이고 있다. 말레이지아는 수도 콸라룸푸르를 국제적으로 가장 경쟁력있는 도시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런 국가적 프로젝트 실행의 상징적 의미로 콸라룸푸르에 세계 최고 높이(452m)의 빌딩(페트로나스 빌딩)을 건설했다. 이로인해 말레이시아는 당초 목적으로 한 소기의 성과를 충분히 달성했다. 이 빌딩은 세계의 관심사로 주목을 받고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빌딩은 국내 건설업체가 일본업체와 함께 시공을 해 더욱 관심을 끌었다. ▷중국◁ 최근 수년동안 중국의 건축은 급속히 발전했는데 지난 10년동안 1억㎡가 넘는 고층 건축물들이 건설됐다. 최근까지 건설된 건축물중 가장 높은 철골빌딩은 북경에 있는 「진광센터」이고, 가장 높은 철근콘크리트은 63층의 「광동국제빌딩」이다. 중국은 현재 짓고 초고층빌딩이 더 많다. 상해국제 무역센타인 진마오(421m, 88층)와 심천에 있는 68층 오피스 빌딩이 건설중에 있다. 또한 95층에 높이만도 460m(120층)에 이르는 세계최고 높이의 「월드파이낸셜 센타」가 올해 이미 착공에 들어가 화제를 모았다. ▷싱가포르◁ 싱가포르는 말레이지아나 중국과는 다르게 매우 체계적으로 초고층빌딩을 건설하고 있어 매우 모범적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토지이용과 도시하부구조의 개발에 대한 국가적인 정책과 통합되어 진행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초고층 건물이 밀집해 있는 래플즈 지역 주변에는 탕게 겐죠, I·M 페이 등 세계적 건축가들이 계획한 초고층빌딩들이 들어서 있다. 또한 싱가포르강 건너편인 래플즈 시티는 「도시속의 도시」라는 개념을 적용한 대규모 복합건축물이다. 싱가포르는 초고층빌딩을 지하철과 보행로 등에 입체적으로 철저히 연결시켜 개발하고 있다. 따라서 건축물과 도시기능이 매우 효율적으로 연계돼 정부지원하에 진행되고 있다. ▷홍콩◁ 아시아에서 두번째로 높은 「센트럴 플라자(374m)」가 있는 홍콩. 지역여건상 평면적인 이용계획이라는 차원을 넘어 입체적인 토지이용계획이 전개된 고밀도 도시공간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싱가포르와 유사하게 초고층빌딩이 도시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함에도 매우 정비가 잘 된 도시다. 홍콩의 초고층 건축물들은 대부분 대지의 상당부분을 공개공간으로 조성해 보행자 통로로서의 입체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건설돼 있다. 이는 초고층빌딩이 협소한 도시공간에서 얼마나 효율성 있는 도시구성물인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현재 홍콩에는 이같이 도시중심부에서 주변과 조화를 잘 이루는 초고층빌딩이 많다. 시티뱅크 플라자, 본드 센타, 엑스체인지 플라자 등이 돋보이는 초고층 건축물이다. 현재도 홍콩은 꾸준히 초고층빌딩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일본은 지진, 화산 등이 빈번해 지형상 불안정한 측면이 강해 건축물의 안전을 특히 중요하게 여기는 국가다. 그런데도 60년도에 이미 층수제한을 페지해서 정책적으로 초고층빌딩을 건설해왔다. 일본에서는 「가즈미가세키」라는 최초의 빌딩이 지어진 후 수많은 초고층 빌딩이 건설돼왔다. 현재는 기술적 대응에 주안점을 두기보다는 사무기술의 혁신, 고도의 기능확보, 쾌적한 사무환경과 에너지 절감, 개성적인 표현을 추구하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최근 일본은 기존의 초고층빌딩이 아닌 수퍼초고층빌딩을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840m의 밀레니엄 타워, 지상 200백층의 DIB­200, 높이 1000m의 스카이 시티 1000등과 같이 이미 21세기를 대비할 새로운 도시구조창출을 염두고 두고 상상을 초월한 계획안을 내놓고 있다. ◎인터뷰/세계적 설계업체 미 SOM사 애드리안 스미스 대표/“서울의 국제적 위상 고려할때 초고층타워 필요” 미국의 설계업체인「솜(SOM)」사는 지난 69년 시카고의 100층빌딩「존 핸콕센터」를 비롯, 세계최고를 자랑해오던 시어즈타워(110층, 1974년)등 수많은 초고층 설계를 해온 국제적 설계업체다. 솜사의 대표인 애드리안 스미스가 최근 대한건축학회의 초고층심포지움에 주제발표차 방문했다. 한국의 초고층빌딩 건축의 여건 및 타당성 등에 관한 그의 견해를 들어봤다. ­서울의 도시여건이나 위상, 기타 문화적 차원에서 초고층빌딩 건축이 타당하다고 보십니까. ▲파리의 에펠탑·뉴욕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시카고의 시어즈 타워 등이 주요도시의 랜드마크나 상징처럼 존재하듯이, 서울도 이제 그 규모나 국제적 위상 그리고 경제력 등의 요소로 평가하건데 다수의 초고층타워가 절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경우 서울 뿐 아니라 부산, 대구, 인천 정도의 도시에도 이제는 초고층빌딩의 건설이 필요합니다. ­도시에서 초고층빌딩의 입지는 어디가 적합합니까. ▲수로나 강과 같이「공개공간(오픈 스페이스)」을 많이 확보할수 있는 곳이 적합합니다. 여기에 상업, 주거, 산업이 공존하는 상업중심지역이 더욱 적절합니다. 그래야 고부가가치의 산업자산이 되고, 도시의 랜드마크가 되며, 도시문화공간의 중심축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초고층빌딩이 긍정적인 기능을 발휘하기위해서 설계단계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안은 무엇입니까. ▲고층타워가 진실로 가치를 지닐려면 건물이 들어서는 그 도시지역과 주민들의 고유한 문화를 깊이 반영해야 합니다. ­한국의 초고층에 대한 기술력의 수준은 어느정도라고 생각하십니까. ▲결론부터 말하면 한국의 건설수준은 전반적으로 초고층빌딩을 건설할 수 있는 수준이 됐다고 봅니다. 그러나 아직 경험이 많지않으므로 부문적인 분야를 외국 파트너들과 보완을 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30∼40층 건축설계나 시공능력을 초고층에 적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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