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일) 아침 열린 다음카카오의 첫 이사회부터 모바일 헬스케어 분야로 진출하는 데 대한 논의가 있었습니다. 큰 관심을 가지고 사업 방향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김범수(48·사진) 다음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지난 1일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을 기념하는 '비 더 원 페스티벌(Be the One Festival)'이 열린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 행사장에서 서울경제신문 기자들과 단독으로 만나 이같이 말하며 합병에 대한 소회, 앞으로의 계획과 포부를 허심탄회하게 밝혔다.
그는 정보기술(IT)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언론과의 인터뷰를 잘 하지 않기로 알려진 인물이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기분이 좋아 맥주도 한잔 했다"면서 다음카카오의 비전을 밝혔다.
우선 그는 모바일과 헬스케어 진출에 대한 관심을 숨기지 않았다. 김 의장은 "오프라인 서비스가 모바일로 옮겨가는 추세가 뚜렷한 만큼 이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며 이 분야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모바일과 헬스케어의 결합은 해외 진출을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카카오가 해외 진출을 여러 번 시도했지만 문화적 장벽이라는 걸림돌에 제동이 걸렸는데 헬스케어는 문화적 장벽을 뛰어넘을 수 있는 최적의 분야 중 하나라는 것. 그러나 다음카카오 단독진출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온라인 업체가 오프라인 서비스를 잘하기는 힘들다"며 "외부의 잘하는 곳과 손잡고 같이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실제로 다음카카오는 첫 이사회를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4명 등 총 7명으로 구성했는데 이 가운데 한 자리를 조민식 전 삼정KPMG 헬스케어그룹 본부장(전무) 몫으로 했다. 조 사외이사는 삼정KPMG 헬스케어그룹을 이끌면서 병원과 제약, 의료장비, 바이오 산업의 전략과 신사업, 해외 진출 등 다양한 분야를 자문했다.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국내 최고인 네트워크를 보유한 셈이다.
그렇다면 다음카카오가 나아갈 방향은 무엇일까. 김 의장은 해답을 '모바일 경쟁력'에서 찾았다. 그는 "오프라인 세상이 온라인을 넘어 이제 모바일로 연결된다"며 "여기에 다음카카오의 경쟁력이 있다"고 자신했다.
모바일 경쟁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분야에 과감히 도전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이제 돈도 벌 만큼 벌었고 하던 일도 할 만큼 했다"며 "지금까지 성취해온 것도 있지만, 그 보다는 앞으로 해야 할 부분이 분명히 더 많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즐겁게 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번뿐인 인생, 하고 싶은 일을 즐겁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즐겁게 사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즐겁기만 하면 안 된다. 뭔가를 해야 하고, 그것은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어야 한다"는 자신만의 인생철학을 밝혔다.
궁극적인 목표로는 다음카카오의 서비스가 생활 속에 스며드는 것을 꼽았다. 그는 "다음카카오는 '생활'이라고 생각한다"며 "누구나 일상 생활 속에서 편하게 쓸 수 있는 서비스를 많이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1차적으로 다음과 카카오의 융합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그는 "융합 태스크포스팀(TFT)인 '원' 팀의 팀장을 맡았다"며 "지금까지도 매일 출근했지만, 내일부터는 더 열심히 출근하면서 더 바쁜 날들을 지내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