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세계서 가장 공격적 증설/2000년대 국내차 업계 어디로 가나

◎지각변동 불가피/외국언론 “3년뒤 2개사만 살아남을것”/국내선 소폭변화 전망속 삼성행보에 촉각삼성그룹이 쌍룡자동차 인수를 다각도로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자동차업체들의 향방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동차산업의 구조조정(업체간 인수합병, 전략적제휴 등을 통한 시장재편)은 세계에서 가장 공격적인 증설목표와 함께 현대, 대우, 기아는 2000년까지, 삼성이 2010년까지 글로벌­10(세계 10대 메이커)에 진입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중이어서 이의 달성여부와 구조조정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삼성의 쌍용인수와 관련, 세제지원 검토 가능성을 밝힌데 이어 안광 통상산업부 장관이 지난 17일 『기업의 인수 합병을 막을 이유가 없다』는 정부입장을 공식천명,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가능성은 높아졌다.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경우 국내 자동차업체들은 어떻게 될까. 누구도 알수는 없다. 그러나 국내외 조사연구기관이나 최고경영자들의 전망은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는 것을 공통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2000년에는 한국업체 가운데 2개사만 살아남는다.』 지난해 독일의 디벨트지는 「한국자동차산업, 품질에 승부」라는 제하의 전면특집 기사에서 이같이 전망했다. 그러나 어떤 회사가 생존할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다국적 산업조사기관인 EIU는 지난해말 발간한 「한국의 자동차산업」이란 연구보고서에서 디벨트에 비해 다소 낙관적인 견해를 밝혔다. 이 보고서는 『한국의 자동차 산업이 뛰어난 국제화전략과 기술혁신노력으로 오는 2010년이 되면 세계 10대 자동차업체 가운데 최소한 두개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소한 2개」란 2개이상이 살아남는다는 뜻에서 다소 긍정적인 전망이다. 하지만 이 보고서는 『삼성이 기아를 인수할 경우 한국의 가장 큰 자동차업체가 된다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고 나름대로 전망, 업체간 인수합병의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외국언론과 전문기관들이 보는 한국차의 미래는 최소한 지금과 같은 다수경쟁체제가 지속지는 않는다는 것. 2개사가 생존한다면 현재 승용차메이커만 해도 3개사인 한국자동차시장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애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의 최고경영자들의 전망은 소폭의 변화에 가깝다. 김우중 대우그룹회장은 『연간 1백만대 이상의 생산체제를 유지하면 인수합병이 그리 쉬운일이 아니다』는 입장이다. 현대, 기아, 대우는 모두 1백만대 이상의 생산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삼성의 향방이 관심을 끌게된다. 삼성은 오는 2010년까지 1백만대 체제를 갖춘다는 방침이나 조기에 생존기반을 갖추기 위해 인수합병을 다각도로 추진하고 있다. 현재로선 쌍용이 가장 유력한 상태. 이를 성사시키고 삼성상용차 및 쌍용이 추진해온 증설계획을 그대로 추진하면 삼성은 금세기안에 90만대 가까운 생산규모를 갖추게 된다.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에는 근접하게 된다는 것이다. 박병재 현대자동차사장은 『지난 80년부터 10년뒤에는 세계에서 10개업체만 살아남는다는 전망이 끊이지 않았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았다』며 급격한 변화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박사장은 『변화와 개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면 어떤 업체도 생존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말해 변화의 가능성에도 비중을 두고있다. 임경춘 삼성자동차부회장은 판도재편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내업체들은 지금까지 국내시장에 안주해왔다. 이제부터는 살을깍는 경쟁을 해야한다. 지금 시점에서 어떤 업체가 어떻게 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판도는 재편될 것이다』고 말했다. 한국차의 미래. 해당업체들은 말할 것도 없고 세계적인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그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2∼3년 동안 국내자동차 산업은 지금까지 유례없는 경쟁, 그속에서 전에 볼 수 없던 엄청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점이다.<박원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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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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