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투자 결실이 보인다(멕시코에 부는 한국바람)

◎“뿌리내리기 성공” 새 강자 부상/가전 3사 주도 인센티브·보너스제 적극 도입/NAFTA 무관세 활용 북·중미 공략 활발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체결이후 국내기업들의 멕시코 투자가 전자업계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멕시코는 NAFTA 체결이후 역외산에 대한 덤핑문제를 해소하고 현지의 낮은 인건비를 이용한 미국과 중남미시장 공략의 교두보로 각광받고 있다. 국내기업들의 대멕시코 투자성과와 중장기 생산 및 마케팅전략, 과제 등을 두차례에 걸쳐 분석해 본다.<편집자주> 멕시코시티에 있는 대우전자의 멕시코 판매법인(DECOMEX)은 지난24일 온통 축제분위기였다. 멕시코판매법인의 서영진 대표는 이날 무척 흥분된 상태에서 기자를 만났다. 『오늘 멕시코 최대 전자양판 체인점인 일렉트라로부터 냉장고와 세탁기를 각각 연간 6만대씩 공급키로 하는 납품계약을 처음으로 체결했어요. 냉장고의 경우 이번 물량확보로 당장 현지생산법인인 대하멕스(DEHAMEX)에 1개라인을 증설토록 긴급요청했지요.』 멕시코의 가전시장에서 20%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일렉트라측과 한달간 끈질긴 협상을 벌여왔던 서대표는 『이번 납품은 고유브랜드로 이루어지는 것으로 멕시코 시장공략을 위한 최대숙원 사업을 해결한 것이다』고 강조했다. 대우전자의 이같은 성과는 멕시코에 투자한 국내기업들의 「현지 뿌리 내리기」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대우전자외에 삼성전자소그룹, LG전자 등 가전업체들이 설립한 멕시코 생산거점들이 최근 초기 투자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안정적인 조업과 판매신장을 통해 북미와 중남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 북미 최대규모의 컨테이너 공장을 가동중인 현대정공도 고부가가치형 냉동컨테이너로 북미시장의 리더로 급부상하고 있다. NAFTA체결이후 멕시코가 북미시장과 유망시장으로 급부상한 중남미 시장 공략을 위한 국내기업들의 전초기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국내기업들의 대멕시코 투자가 가장 활발한 분야는 전자업종. 삼성·LG·대우전자등 전자 3사가 주도하고 있다. 투자지역은 미국과 멕시코의 접경지역인 티후아나(삼성), 멕시칼리(LG전자), 산루이스(대우전자) 등에 집중돼있다. 국경지대에 몰려있는 것은 미국에 인접해있어 물류비를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멕시코의 값싼 노동력을 활용하기에는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티후아나시 엘플리도공단에서 준공식을 가진 삼성의 전자복합단지는 가동 1년만에 전자(컬러 TV 1백50만대, 모니터 2백만대), 전관(브라운관 3백만대), 전기(튜너 2백만대) 등이 지난 7월부터 흑자로 전환되는 등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현재까지 5억달러를 투자한 삼성전자복합 단지는 2000년까지 10억달러를 투자, 30억달러의 매출을 올린다는 전략이다. LG전자의 멕시칼리 컬러TV 생산법인도 북중남미의 생산거점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컬러TV 5개 라인과 모니터 1개 라인을 가동중인 이 법인의 매출은 지난 93년 이후 올들어 연평균 25%씩 성장하고 있다. 임길포 법인대표는 『멕시코 등 중남미지역의 판매호조와 공격적인 라인신증설로 매출이 지난해 1억8천7백만달러에서 올해 2억3천만달러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대우전자의 산루이스 전자단지(DELMEX)도 『매출이 지난해 1억6천만달러에서 올해 2.5배가량 늘어난 5억달러가 될 것』(김병수 대표)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같은 투자결실은 ▲NAFTA 체결이후 역내무관세이점을 최대한 활용, 가격경쟁력을 높이고 있고 ▲현지 근로자들의 인건비가 국내근로자의 4∼5분의 1에 불과한 반면 생산성은 비슷하고 ▲북미는 고급제품, 중남미는 중저가 제품으로 공략하는 시장차별화전략 등이 주효한 데 따른 것. 또 『월말이면 새로운 얼굴이 절반이 됐다』고 말할 정도로 높은 이직률 등의 악조건을 각종 인센티브와 보너스제도로 극복하고 현지문화에 맞는 경영에 눈을 뜨기 시작한 것도 주요한 요인이다.<티후아나(멕시코)=이의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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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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