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증권사 퇴직연금본부는 찬밥?


조직개편 시즌 맞아 타 부서와 통폐합 러시 증권사들이 은행과 보험권의 공세에 밀려 퇴직연금 부문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증권사내 관련 조직이 잇달아 축소되고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조직개편을 실시한 미래에셋증권과 KDB대우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상당수 증권사들이 퇴직연금본부를 법인영업본부나 리테일본부로 통폐합했다. 특히 업계 최초로 퇴직연금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전담인력을 230여명 수준까지 늘리며 전사적 역량을 쏟았던 미래에셋증권은 이달 중순 퇴직연금 영업과 투자은행(IB) 영업을 병행하는 RM(relationship manager) 부문을 신설하며 기존 퇴직연금사업부를 대폭 축소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내달 조직개편을 앞두고 퇴직연금사업부를 다른 사업부로 통폐합시키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대투증권 퇴직연금본부는 내년 상반기 여의도 본사 사무실을 다른 사업부에 내주고 영등포 사옥으로 이전을 추진중이다. 퇴직연금 도입 만 6년만에 증권사 퇴직연금본부의 위상이 이처럼 낮아진 이유는 은행ㆍ보험사에 밀려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 했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제도 도입 초기 증권업계는 자산운용 역량을 바탕으로 한 확정기여형(DC)ㆍ실적배당형 상품 위주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방침이었지만 예상과 달리 국내 퇴직연금 시장이 확정급여형(DB)과 원리금보장형 상품 위주로 성장했다. 이에 따라 10월말 현재 각각 48.3%, 33.8%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은행ㆍ보험업권에 비해 증권업권은 17.8%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여기에 올해 말 퇴직연금 가입 대상 사업장의 80%가 퇴직연금 도입을 완료하면서 더 이상 대규모 전담 조직을 가동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점도 퇴직연금본부 축소를 부추기고 있다. 한 대형 증권사 퇴직연금본부 임원은 “가입 대상 사업장 가운데 굵직한 기업은 대부분 연내 퇴직연금 도입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이는데 증권사에 있어서 퇴직연금 자체는 이익이 나지 않는 상황”이라며 “시장 선점을 위해 과도한 비용을 들였던 증권사들로서는 투자 회수가 당장 어렵다면 인력이나 조직을 대폭 축소하는 방안을 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퇴직연금 부서의 통폐합을 통해 지금까지 유치한 퇴직연금 사업장이나 가입자를 대상으로 리테일 상품을 판매하거나 기업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식으로 시너지효과를 내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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