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심재륜 대구고검장의 검찰수뇌부 퇴진요구 기자회견은 검찰을 일순간에 벌집을 쑤신듯 발칵 뒤집어 놓았다. 검찰수뇌부는 경악을 감추지 못한채 충격에 빠졌으며 퇴근했던 대검및 서울지검 검사들이 다시 사무실로 돌아와 청사가 불야성을 이루는등 긴장된 분위기에 휩싸였다.○...沈고검장은 이날 오후6시 대검 기자실을 방문, 격앙된 어조로 검찰수뇌부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沈고검장은 『이번 사건의 부끄러운 결과에 대한 책임은 전체검찰보다 권력만을 바라보는 검찰총수등 수뇌부에 있는만큼 무조건 사퇴하라』고 검찰수뇌부를 몰아부쳤다.
그는 『왜 정의감과 사명감에 불타 열심히 일하는 젊은 검사들이 현재 수뇌부의 잘못을 대신 짊어지고 그들의 자리 보존을 위해 청운의 꿈을 중도에 포기해야 하는가』라며 『이는 검찰총수및 수뇌부가 자신의 책임을 모면하기 위한 궁여지책
으로 무수한 희생양을 양산하고 있다고 밖에 표현할 수 없다』고 검찰수뇌부를 몰아쳤다.
沈고검장은 또 『이번 사건 처리과정이 차기 검찰총수의 구도와 관련한 음모라는 소문이 돌고있으며 수뇌부가 특정인을 제거할 목적으로 이변호사와 야합 소위 빅딜을 하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며 수사배경에 대해 의혹도 제기.
그는 『대전지검 근무때 허름한 술집에서 후배검사들과 술을 마실 당시 우연히 다른 자리에 있던 李변호사가 찾아와 잠시 술을 몇잔 한 기억이 있으나 소위 향응이나 금품을 받은 일이 결단코 없다』고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沈고검장의 회견이 끝난후 이원성(李源性)대검차장과 김승규(金昇圭)감찰부장·이승구(李承玖)중수1과장등이 기자실을 찾아 沈고검장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
李차장은 분을 삭이지 못한 표정으로 『沈고검장은 이변호사가 가장 호황을 누리던 시절에 함께 10여차례나 술집에 드나들었다』며 『특히 이변호사와 인척간인 모검사를 특별면회까지 시켜 혐의사실을 부인하도록 말을 맞추려는 시도까지 했다』고 맞받아쳤다. 李차장은 또 沈고검장의 음모론에 대해 『검찰총장 인선 어쩌구하면서 음모가 있다는데 자신이 총장후보라고 착각하는 모양』이라고 격앙된 어조로 비난.
李차장은 기자실로 걸려온 김태정(金泰政)총장의 전화를 받고서야 냉정을 되찾은 듯 『잠시 흥분해 심한 발언을 한 것같다』며 『여러분들이 순화해 표현해달라』고 당부하기도.【윤종열·김용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