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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평가전 일정을 모두 마친 축구대표팀이 본격적인 아시안컵 체제로 전환된다. 슈틸리케호 베스트11의 윤곽도 점차 드러나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60·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8일(이하 한국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이란과의 원정 평가전에서 오심 논란 속에 0대1로 패했다. 내년 1월 호주에서 열리는 2015 아시안컵을 앞두고 가진 두 차례 최종 모의고사 성적은 1승1패(요르단전 1대0승). 열흘간의 중동 원정은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된다. 슈틸리케 감독의 전술 실험이 계속됐고 팀의 체질 개선 노력 등 성과가 있었으나 시원한 필승 해법을 찾아내지는 못했다. 중앙 수비 조합과 골 결정력은 여전히 문제로 남겨졌다.
슈틸리케 감독은 곧바로 취임 후 치른 4경기(2승2패)를 분석해 아시안컵에 대비한 선수 평가에 들어간다. 11명의 정예 멤버를 속단하기 어렵지만 이번 중동 원정에서 내년 호주행 비행기에 탑승할 태극전사의 밑그림은 잡힌 것으로 보인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17일 "이란과의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는 아시안컵 대표로 합류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기성용(스완지시티)은 주전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자신의 존재감을 재확인시켰다. 2014 브라질 월드컵 때부터 기성용과 호흡을 맞춘 한국영(카타르SC)도 합격점을 받았다. 왼쪽 측면 공격에 나선 손흥민(레버쿠젠)은 골을 터뜨리지는 못했지만 이란 선수 서너명을 달고 다니며 여러 차례 골 찬스를 만들어냈다. 오른쪽 공격수에는 전성기 수준의 기량을 되찾고 있는 이청용(볼턴)이나 요르단전에서 데뷔골을 기록한 한교원(전북 현대)이 번갈아 나설 것으로 보인다.
2선 중앙에는 슈틸리케호의 '황태자' 남태희(레퀴야)가 일찌감치 주전 자리를 확보했다. 주로 공격 일선에서 뛰던 남태희는 중앙 미드필더 자리도 매끄럽게 소화했다. 구자철(마인츠)은 경기력 회복 전까지 백업 요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주호(마인츠) 역시 남태희와 마찬가지로 왼쪽 측면 수비와 수비형 미드필더를 모두 맡을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로 낙점을 받았다. 아직 불안한 중앙 수비는 곽태휘(알힐랄)와 장현수(광저우 부리) 조합이, 오른쪽 측면 수비는 차두리(FC서울)가 기용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주전 골키퍼 경쟁은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의 승리로 결정된 분위기다.
슈틸리케 감독의 고민이 가장 큰 부분은 최전방 공격수다. 이근호(엘자이시)를 전방에 세워 골 결정력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부상 중인 김신욱(울산 현대)과 이동국(전북 현대)의 복귀를 기다리고 있다. 한 명이라도 돌아오지 못할 경우 대안은 박주영(알샤밥)으로 좁혀진다.
슈틸리케 감독은 12월9일까지 아시아축구연맹(AFC)에 50명의 예비명단을 제출한 뒤 12월30일까지 23명의 최종명단을 통보해야 한다. 내년 아시안컵에서 호주·쿠웨이트·오만과 A조에 속한 한국은 내년 1월10일 오만과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아시안컵은 16개국이 4개조로 나뉘어 각 조 상위 2개 팀이 8강에 진출해 토너먼트로 우승팀을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