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에이스테크놀로지/통신용RF부품수출로 고속성장(떠오르는 벤처기업)

◎연구인력 전체 25%나/올 1천만불 수출탑 수상/내년 매출 1천억원 목표『중소기업이 연구소를 설립한다고 하니까 주변사람들이 모두 색안경을 끼고 우리를 쳐다봤다. 심지어 금융기관들마저 자금을 걱정해서인 지 연구소 설립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구관영 에이스테크놀로지 사장(50)은 연구소를 세운 지난 90년대초를 잊지 못한다. 당시만해도 연구소는 대기업들이나 갖고 있는 것으로 인식되던 시기였다. 매출액 25억원 규모의 중소기업이 연구소를 세운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주변의 곱지않은 시선 때문에 구사장은 곤욕을 치러야 했다. 그러나 그의 의지는 확고했다. 기술이 없으면 살아 남기 힘들다는 판단으로 구사장은 연구소설립을 강행했다. 구사장의 판단은 적중했다. 처음에는 자금난에 허덕이는 등 엄청난 고생을 했지만 일찍부터 연구개발에 치중한 결과 국제통화기금(IMF)한파에 견딜 수 있는 내성을 키운 것이다. 구사장이 주목한 분야는 이동통신부품이었다. 연구소를 설립하기전 에이스테크놀로지(당시이름 에이스안테나)는 카폰 안테나를 주로 생산했었다. 에이스테크놀로지는 이동통신용 RF(고주파)부품 개발에 주력했다. 지난 91년에는 세계적인 통신회사인 AT&T사와 무선전화기 안테나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했고, 같은해 무선호출 기지국용 ISOLATOR/ COMBINER를 개발했다. 올해 3월에는 일본업체와의 기술제휴로 차량탑재용 위성방송수신 안테나를 개발하기도 했다. 기술의 트렌드는 구사장이 예측한대로 이동통신이었다. 에이스테크놀로지는 국내 휴대폰 기지국용 RF부품의 60%이상을 공급하고 있다. 일찍부터 부품개발에 적극적인 투자를 했기 때문에 가능한 성과였다. 이 때문에 에이스테크놀로지는 국내 이동통신시장의 급신장과 맥을 같이해 쾌속성장을 해오고 있다. 연구소를 설립한 지난 90년 매출은 32억원이었다. 그러나 연구개발의 성과가 가시화되기 시작한 93년에는 60억원, 이듬해에는 1백14억원, 95년 1백61억원, 96년 2백억원 등으로 급신장세를 보였다. 특히 올해의 외형은 7백5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개인휴대통신(PCS)이 본격 서비스되면서 기지국용 부품수요가 폭발했기 때문이다. 내년 목표는 1천억원. 구사장은 회사덩치가 커지는 데 비례해 연구능력을 확충시키고 있다. 에이스테크놀로지는 현재 본사, 인천 남동공단, 서울 양재동 중앙연구소 등 3곳에 연구소를 갖고 있다. 연구인력은 전체인원의 25%에 달하는 80명선이다. 에이스테크놀로지의 진면목은 요즘같은 난세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는 확실한 무기를 갖고 있다. 『지난해 66억원어치를 수출했다. 올해는 1백30억원정도 될 것같다』올해 1천만불 수출탑을 받은 에이스테크놀로지는 수출물량을 크게 늘리고 있다. 수출대상은 AT&T, 알카텔 등 이름만들어도 알 만한 세계적 통신업체들이다. 미국, 일본 등 기술선진국들과 견주어 우수한 제품을 만들어 내고 있기에 가능한 수출대상들이다. 내년부터는 역시 세계적 통신업체인 에릭슨사에 수출할 계획이다. 수출물량은 올해보다 2배이상 늘어난 3천만달러선이 될 전망이다. 에이스테크놀로지가 최근의 IMF한파를 이겨낼 수 있는 원인은 수입원자재비중이 5%이하로 낮은 데 있다. 국산화를 많이 진척시켜 놓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수출밖에 없다. IMF긴급자금지원의 위기를 이길 수 있는 길은 수출이다』 구사장은 앞으로 수출비중을 크게 높여나갈 계획이다. 한편, 에이스테크놀로지의 직원들은 IMF한파속에 단순히 돈 잘버는 회사로 비쳐지는 것에 대해 큰 불만을 갖고 있다. 사람들은 에이스테크놀로지가 그동안 한 우물파기와 전문기술개발에 쏟아부은 땀방울과 고생을 생각하지 않고 겉모양만 보는 까닭이다.<박동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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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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