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최근의 엔저 추세가 원화의 절하 속도나 폭을 앞지르고 있어 이들 품목의 수출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일부에서는 엔화대 원화의 비율이 1대 10을 유지하고 있어 한국 수출에는 큰 타격이 없을 것이라는 예측도 있으나 실제 수출현장에서 느끼는 현실은 이 정도의 환율로는 어렵다는 것이다.과거 우리 경제가 제대로 작동될 때에는 1대 10이라는 환율로 가격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IMF이후 우리의 경제기반이 예전과 같지 않고 동남아 국가의 덤핑수출, 미국의 슈퍼 301조 부활에 따른 통상압력 증대,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 가능성 증대, 수출금융시스템의 불안 등 국내외 수출 여건이 더욱 어려워진 지금 엔화대 원화 환율이 최소한 1대 12정도는 되어야만 경쟁력뿐만 아니라 채산성이 확보될 수 있다는 것이 수출 및 생산현장의 이야기이다.
따라서 이러한 난관을 뚫기 위해서는 기업차원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최우선적으로 수출업체나 생산업체가 환차손으로 인한 경영상의 손실을 걱정하지 않고 수출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환율이 안정되어야만 한다.
또한 수출금융시스템의 조속한 회복이 절실하다. 지난해에 비해 다소 나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높은 환가수수료 및 무역관련 취급수수료는 가뜩이나 채산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계에 이중고가 되고 있다. 아울러 한국 수출의 50%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종합상사가 자난 20여년간 구축해 놓은 글로벌 마케팅 네트워크의 정보력, 금융력, 국제화된 인력, 대외신인도 등 상사 고유의 인프라를 수출 및 무역수지 확대의 중심축으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 특히 종합상사와 유망중소기업 사이에 수평적인 협력관계를 강화하여 수출경쟁력을 제고시키는 것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이제 각 경제주체들은 IMF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수출확대의 중요성을 깨닫고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시 한 번 단결해야 할 때이다. 이러한 단결력과 함께 기업의 경쟁력 강화 노력이 어우러진다면 세계무역환경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단기간내 IMF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