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원高 비상

주요 경제연구소들은 달러화에 대한 원화가치 상승은 피할 수 없는 대세라고 분석하고 있다. 달러화가 넘치고 있는 외환시장의 수급구조로 보아 그렇다는 논리다. 외자유치가 순조롭고 공기업의 해외매각이 잇달아 성사되고 있는데다 올해 200억달러의 경상수지 흑자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엔화가 최근 강세로 돌아선 것도 원화강세를 부추기는 요인이다.원화의 상승세가 이대로 지속된다면 수출기업에 큰 타격을 줄 것이 분명하다. 그렇지않아도 유가상승과 선진국의 통상압력강화로 수출여건은 크게 악화되고 있다. 원화강세까지 지속된다면 업친데 덮친 격이 된다. 당국이 환율방어에 모든 수단을 동원하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동안의 경기회복은 사실상 수출이 주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출이 제대로 되지않는데 경기가 지속적으로 살아난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제는 수출과 함께 내수도 제 역할을 할 때가 되기는 했지만 내수를 겨냥한 더 이상의 경기부양책은 거품을 일으킬 위험이 적지않다. 수출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으로 환율을 유지해야 하는 것이 긴요하다. 특히 수출주종품목의 대일경쟁력 유지를 위해 원화대 엔화의 환율은 10대 1수준으로 유지하는 유연성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막대한 경상수지흑자가 예상되는 만큼 무리하게 고환율을 유지하는 것은 재고 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으나 우리 경제의 현실을 너무 모르는 안이한 발상이다. 약1,500억달러나 되는 외채를 갚을 때까지는 200억달러정도의 경상흑자는 오히려 적다고도 볼 수 있다. 따라서 지나친 달러화의 초과공급이 문제가 된다면 외채를 조기상환하거나 가용외환보유액을 더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외채상환과 외환방어부담이 크게 줄어들어야 원화환율을 외환시장에 맡길 수 있는 여유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출경쟁력을 언제까지 환율조정에 의존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또다시 환율조작국 시비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는데다 실질적인 경쟁력향상이 뒷받침되지않는 수출증가는 오래 지속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 기업들도 구조조정의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가격경쟁력 의존체질에서 벗어나 기술경쟁력을 갖춰야 할 때다. 품질과 디자인을 개발하고 세계일류상품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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