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후지쓰/멈추지않는 추진력… 업계최고봉 육박

◎정보·전송 무선시스템분야 “선두주자”/「플라즈마 디스플레이」 30년만에 상품화/「네트워크 솔루션」 기본통신망 세계 첫 개발동경의 비즈니스 중심가 마루노우치에 위치한 후지쓰(부사통) 본사를 들어서면 여느기업과 다른 단촐한 분위기를 느끼게된다. 기술력이 강한 기업답게 외양보다는 내용을 중시하는 듯했다. 로비와 회의실에 갖춰진 안내데스크에는 후지쓰가 개발한 신상품 소개 카탈로그가 수북이 쌓여 있고, 깨끗한 화질의 대형 플라즈마 TV에서는 후지쓰에 대한 소개가 방영되고 있다. 고지마 가즈토 후지쓰 그룹 마케팅 본부장은 후지쓰의 강점은 꾸준한 연구와 멈출줄 모르는 추진력에 있다고 밝혔다. 후지쓰 연구소가 30여년간 개발해 최근 선보인 「플라즈마 디스플레이」는 후지쓰의 높은 기술력의 결정체. 애초에는 이론수준에 기술을 일본인 특유의 장인정신을 발휘, 수많은 실패를 극복하고 마침내 상품화에 성공한 것이다. 특히 42인치 플라즈마 디스플레이는 화질이 기존 TV를 훨씬 능가하는데다 상하좌우 어디서 보더라도 화면이 굴절되지 않는다. 기존 브라운관 두께의 절반도 채 안되는 15㎝ 안팎이어서 벽걸이 TV에도 적합하다. 최근 후지쓰가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가상현실(Virtual Reality). 인간이 컴퓨터세계에 직접 들어가 실제 대화와 거의 같은 기분을 느끼게하는 인공현실감 시스템을 개발한 것. 여기에 동작인식, 음성인식, 실시간 화상생성등 인터페이스 기능을 강화한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다. 그 대표작이 한국에서 「핀핀」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된 「테오」. 테오는 현재 세계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다마고치보다 훨씬 앞선 기능을 가지고있다. 이 소프트웨어를 컴퓨터에 깔고 매일 친구를 대하듯 대화를 나누고 노래도 같이 부르는 현실에 가까운 사이버 동물이다. 날으는 돌고래라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테오는 지구와 다른 가상의 또 하나의 지구에서 상상속의 동물과 환경과 살아가는 방법을 생각하도록 해주는 기능까지 있어 어린이 교육에도 큰 도움을 준다. 세계 정보산업계의 제2위 기업인 후지쓰는 「꿈을 현실로,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이란 표어를 내걸고 차세대 업계최고봉으로 올라서기 위해 끊임없는 도전에 나서고 있다. 1935년 통신기 제조회사로 출발한 후지쓰는 54년 일본 최초의 상업용 컴퓨터 「FACOM M100」, 80년 세계 최고속 반도체 소자 「HEMT」를 개발하는 등 세게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업체이며 컴퓨터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부문을 총 망라하는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고있다. 후지쓰는 메인프레임 등 대형 컴퓨터중심에서 슈퍼컴퓨터 VP시리즈, 오피스컴퓨터 K시리즈, 유닉스컴퓨터 DS/90시리즈, 워크스테이션, 퍼스널 컴퓨터 등 컴퓨터분야의 모든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 제품들에는 세게표준 운영체제인 「유닉스」를 제공, 고객들이 원하는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후지쓰는 정보시스템과 전송 무선시스템 분야의 선두주자이기도 한 기업. 세계를 하나로 연결하는 토털 통신시스템인 「네트워크 솔루션2000」은 정보통신 네트워크의 구성 요소인 하드웨어, 시스템소프트웨어, 응용 소프트웨어를 이용자별로 분리하고 접속기기의 멀티캐리어, 멀티벤더화로 기업 내외, 공공시설, 가정에서도 모든 사용자들의 접근이 쉽도록 설계했다. 후지쓰는 이 네트워크의 기본 통신망으로 한줄의 광섬유에 일반전화 약 3만채널이상 설치가 가능한 세계 최고속인 초당 2.4기가바이트 용량의 장치 「ADM(Add/Drop MUX)」를 세계 최초로 자체 개발했다. 현재 후지쓰는 해외공장이 21개로, 국내보다 6개가 많다. 기술협력 및 출자 등으로 관련을 맺고 있는 회사도 4백여개나 된다. 글로벌기업으로 손색이 없는 것이다. 후지쓰는 공존공영이라는 기업슬로건을 내세우며 각국의 서로 다른 문화를 포용하고 이해하는 세계화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관계회사나 자회사에 철저한 자율권을 부여하고, 경영도 최대한 현지인에게 맡기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한국 후지쓰에 파견된 직원이 전체 종업버원 4백40여명중 3명뿐이라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동경=최인철 특파원> ◎가와사키시 후지쓰 연구소/세계진출 상사 통합·조정 1,150여명 우수두뇌 집합체/멀티미디어·CAD부문 연구 박차 늦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는 가운데 찾아간 동경 인근 가와사키시에 위치한 후지쓰 연구소. 후지쓰의 기술개발 산실답게 따갑게 내려쬐고 있는 햇빛을 피해가며 연구원들은 뭔가에 골몰한 모습으로 연구소 건물 사이를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사토 시게루(좌등 번) 후지쓰연구소 사장은 『이곳은 일본 전국과 세계에 진출해 있는 후지쓰 상사와 연구소를 통합, 조정하고 연결하는 중추신경의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후지쓰 연구소는 지난 68년 후지쓰 각 자회사들이 개별적으로 운영해온 연구개발 부서를 통합, 자본금 50억엔으로 출범한 회사로 독립된 주식회사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1천6백50명의 종업원중 1천1백50여명이 연구원으로 재직중인 우수두뇌들의 집합체. 후지쓰의 연구개발활동은 2원 체제인데 후지쓰 연구소가 중장기적 차원에서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그룹 자회사 연구소는 후지쓰 연구소의 기술지원을 받아 상품화에 주력하고있다. 이 연구소에서는 현재 컴퓨터와 주변기기 단말기 데이터처리시스템을 포괄하는 정보처리분야, 전송과 무선 교환드의 통신분야, 반도체와 전자부품 등 전자 디바이스분야에 기술개발을 추진이다. 사토 사장은 최근 멀티미디어 부문에 대한 연구를 강화하면서 정보과학 네트워크컴퓨팅 소프트웨어 CAD부1문에 대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있다고 강조했다. 소비자가 멀티미디어 네트워크를 통해 효율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환경인 멀티미디어 정보 및 통신인프라구축과 멀티미디어 처리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것. 연구원 1인당 연구개발비 지원액은 1천5백만∼2천5백만엔으로 세계 최고수준이다. 이 연구소가 최근 내놓은 야삼작들은 화상정보 압축기능을 가진 MPEG2 인코더와 대규모 집적회로(LSI), 주문용 비디오 시스템, 가상공간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아고라」. 사이버애완동물 「테오」 등이다. 후지쓰 연구소는 또 지난 93년 미 캘리포니아주에 개설한 미국연구소에서 멀티미디어와 CAD부문을 중점적으로 육성하고 있으며, 미국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고 있다.<동경=최인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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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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